같은 듯 다른, 뭔가 다른 POE의 전투

똑같이 어려운 게임이어도 어떤 게임은 깊이 있는 명작이라는 평을 받는 반면 어떤 게임은 난이도 조절을 실패한 망작이라는 오명을 얻는다.

둘의 차이는 무엇일까. 전자는 플레이어에게 어려움을 이겨내야할 유인과 재시도를 했을 때 해결할 수 있는 실마리를 제공한다.

그렇기 때문에 플레이어는 다음 이야기 진행을 위해서건 더 큰 보상을 위해서건 게임이 제공하는 의도적인 어려움을 이겨내기 위해 애쓰는 것이다.

여기에서 더 나아가 힌트와 실마리를 바탕으로 게임내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 자체가 플레이어에게 즐거움으로 다가온다면 개발진과 플레이어 양 쪽 모두 만족할만 한 명작이 태어난 것이다.

개발자가 의도한 어려움으로 게임내 퍼즐이나 퀘스트 등을 들 수 있겠지만, 우선 게임에서 굉장히 큰 부분을 차지하는 전투를 중심으로 다뤄보고자 한다.

전투가 RPG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이유는, 전투가 그다지 중요하지 않거나 아주 쉽다면 좋은 아이템, 퀘스트 보상에 대한 기대, 캐릭터 육성 동기 등이 작아져 결과적으로 게임전체가 굉장히 지루해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물론 토먼트, 폴아웃1, 2 와 같이 대부분의 전투를 생략하고 엔딩을 볼 수 있는 게임도 있지만 이런 경우는 제대로 된 전투 시스템을 갖춘 상황에서 플레이어가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여러 방식들 중 하나의 길을 구현한 것이지 전투를 완전히 무시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이 역시 예외적인 사례라고 볼 수는 없다.

POE는 전투로 시작해서 전투로 끝날 만큼 게임 내 전투의 기회가 굉장히 많다. 희소식은 전투가 매우 흥미롭기 때문에 경험치를 주지 않아도(특정 몬스터에 대한 도감이 다 완성되면 더 이상 해당 몬스터로부터 경험치를 얻을 수 없다), 선택지를 통해 전투를 피할 수 있어도 1회차에서는 왠만한 플레이어라면 전투를 선택하게 될 것이다.

POE의 전투는 발더스 게이트의 전투 시스템과 굉장히 흡사하지만, 단순히 따라하는 것에 그친게 아니라 장점은 그대로 가져가고 개성은 개성대로 잘 살렸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뷔페식 전투를 즐겨보자

POE 전투시스템의 특징 첫번째는 각 직업마다 플레이어에게 다양한 전투 스타일을 제공한다는 점이다.

POE의 직업은 역할에 따라 크게 탱커, 헤비히터, 버퍼&디버퍼로 나뉘게 되는데, 이러한 직업군의 구분은 절대적인 것이 아니며 D&D 4th 룰을 참고한 POE의 게임시스템 덕분에 상황에 따라각 직업이 다른 직업군의 역할을 어느 정도까지는 커버하는 하이브리드형 플레이가 가능하다.

전사도 다른 직업의 능력을 습득할 수 있다.

단순히 급할 때 전사 대신 마법사가 지팡이로 때리고 도적이 대신 맞게끔 플레이어가 억지로 컨트롤하는 개념이 아니라 게임 시스템 자체가 각 직업이 어느정도는 하이브리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기 때문에 상황에 따라 플레이어는 스트레스 받을 일 없이 각 직업이 고유의 방법으로 다른 직업군의 역할을 커버해 나가는 전투 방식을 즐길 수 있다.

이런 플레이 방식이 가능한 이유는, 모든 직업은 다른 직업의 기술을 약화된 버전으로 습득할 수 있고 앞서 1편 포스팅에서 말한 바와 같이 POE에서는 버리는 능력치가 없으므로 플레이어가 의도한 플레이에 맞는 능력치에 비중을 두고 점수를 더 투자해도 직업의 특성을 살리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기 때문에 가능하다.

한마디로, 직업은 직업대로 정하고 능력치나 기술은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육성해나가면서 한 캐릭터를 가지고 말 그대로 이것저것 다 해볼 수 있다는 얘기다. 

이렇듯 플레이어에게 이것저것 해보게 하면서 한 직업이 여러 역할을 커버할 수 있도록 설계한 이유는 간단하다. 전투가 어렵기 때문이다.

1선에 탱커, 2선에 근접 데미지 딜러, 3선에 캐스터를 두고 어그로가 튀어서 캐스터를 향해 달려가는 몬스터는 2선이 해결하는 식의 모든 게임 공통의 전략이 유효한 경우도 있지만 이것만 믿었다가 낭패를 보는 경우가 더 많다.

기본적으로 POE는 어그로 개념보다는 캐스터를 향해 달려가려는 몬스터를 탱커가 '교전상태'(근접한 적이 전투 중 이동할 경우 추가적인 공격이 가능)로 잡아두는 것이기 때문에 탱커의 데미지가 너무 낮을 경우 몬스터는 얼마든지 교전상태를 깨고 캐스터를 향해 달려갈 수 있는 데다가 교전상태를 무력화 시키는 기술로 무장한 적들도 상당수 존재한다.

또한, 게임 시스템상 한 명의 탱커가 모든 공격 형태에 대해서 완벽한 방어력을 갖추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제 아무리 튼튼한 탱커라 하더라도 경우에 따라 너무도 쉽게 무력화되고 다른 파티원들만 덩그라니 남게 될 수 있다.

이런 상황이 벌어졌을 때 플레이어는 기존에 다른 게임을 플레이하며 가지고 있던 각 직업에 대한 선입견을 버리고 POE의 시스템하에서 각 직업을 보다 유연하게 활용하고 파티내 역할을 재분배해서 탱커의 빈자리를 커버해야만 전투에서 승리를 거둘 수 있다. 당연히 탱커뿐만 아니라 다른 직업의 빈자리도 마찬가지다.

이런 상황이 생각보다 자주 벌어지기 때문에 자신의 파티원의 새로운 가능성을 매 전투마다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아끼다 똥 된다?

두번째는 다양한 마법 및 스킬과 이를 사용하는 방식이다.

필라스 오브 이터니티에서는 모든 직업이 각자 고유의 마법 또는 스킬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그 종류가 상당히 많다. 게임 내에서 직접 확인해보고 설명을 읽어보는 것도 하나의 재미일테니 굳이 이번 포스팅에서 스킬들을 소개하지는 않겠다.

웨이스트랜드에서는 전투 스킬이랄 것이 거의 없고, 디비니티 오리지널 신에는 쿨타임이 존재한다면 POE에서는 '휴식당 사용'과 '전투당 사용' 개념이 있다.

휴식당 사용은 말 그대로 파티가 야영이건 여관이건 휴식을 취하고 나면 일정 횟수만큼 사용할 수 있는 방법으로 발더스 게이트에서 볼 수 있는 메모라이즈 개념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전투당 사용은 다시 사용하기 위해 휴식을 취할 필요없이 다음 전투에서 사용가능 횟수가 초기화되는 사용 방식이다.

모든 스킬은 두 가지 방식 중 하나가 적용되며 캐릭터가 성장함에 따라 일부 스킬은 휴식당 사용을 전투당 사용으로 선택할 수 있다.

두 가지 방식 중 '전투당 사용' 스킬 덕분에 POE의 전투는 더욱 흥미진진 해졌다. 우선 직접적으로 매전투마다 사용하는 스킬의 수가 늘어 났기 때문에 전투가 보다 화려해졌고, 간접적으로는 휴식당 사용 스킬을 사용하는 것에 대한 부담이 많이 줄어서 전투에서 이 스킬 저 마법 사용해보는 즐거움이 더욱 커졌다고 볼 수 있다.

발더스 게이트의 경우를 생각해보자, 메모라이즈를 다음 휴식까지 다 소비하지도 못하는 경우가 더 많으면서도 각종 버프와 마법들을 다음 중요한 전투를 위해 그리고 또 다음 중요한 전투를 위해 아끼고 아끼다 결국 써보지도 못하고 계속 칼질만 했던 기억은 누구나 있을 것이다.

다양한 스킬을 활용할 수 있다

POE에서는 일단 전투당 스킬이 왠만한 전투를 해결해주므로 각종 스킬을 펑펑 난사하는 호쾌한 전투를 맛 볼 수 있다.

AI 스크립트에서 휴식당 스킬 사용을 체크해서 자동으로 전투를 맡겨놔도 스킬이 부족한 경우는 거의 없을 정도다.

그런 와중에도 밸런스를 위해 동일한 속성의 마법이나 스킬에 의한 각종 버프 효과는 중첩되지 않도록 설계되어 있어, 모든 마법을 떡칠해서 자신의 캐릭터를 짱짱맨으로 만드는 일은 생각보다 어렵기 때문에 언제나 상대를 고려해가며 마법과 스킬을 활용해야 한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스킬이나 마법 자체에 뭔가 엄청난 특징이 숨겨져 있는 것은 아니지만, 모든 직업이 각각 고유의 스킬을 보유할 정도로 스킬의 종류가 다양하다는 점,  이를 펑펑 써도 된다는 점, 그러면서도 밸런스를 고려한다는 점이 POE의 재미를 배가시켜준다고 할 수 있다.

 

어렵지만 또 도전하고 싶은 흥미진진한 전투

또 파티가 전멸했다. 포기해야 할까 아니면 다시 도전해야 할까. 세번째, POE는 플레이어가 어려운 전투에 다시 도전하게 만드는 묘한 매력이 있다.

POE는 편리한 인터페이스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전투에 관한 모든 정보를 제공하기 때문에, 막연히 맨땅에 헤딩하는 방식으로 재도전하는 것이 아니라 제공된 정보를 바탕으로 다시 한 번 승리를 위한 전략을 짜볼 수 있다.

계속 도전하다보니 어쩌다 소 뒷발로 개구리 잡듯이 승리하는 것이 아니라 처음에 했던 방법과는 또 다른 전략으로 재시도를 하는 것이기 때문에 재도전에 대한 스트레스와 짜증이 거의 없고 끝끝내 전투를 이겼을 때의 재미도 상당하다.

게임 승리를 위한 정보도 주어지고 플레이어가 변경할 수 있는 전략적 요소도 굉장히 많다.

장비, 소모품, 소환물, 직업 역할, 진형, 각종 스킬, 공격 대상 등을 조금씩 수정해가며 재도전하고 또 그 결과를 살펴보는 일을 반복하다 보면 수 회의 전투를 반복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레벨 차이가 너무 나서 주사위의 신이 도와주지 않는 이상 도저히 이길 수 없는 경우에는 계속되는 반복 전투에 상당한 스트레스가 밀려올테니 전투 정보창을 한 번 살펴보고 아니다 싶으면 다음을 기약하며 레벨을 좀 더 올리고 도전하길 바란다.

 

완벽하지는 않다

스타크래프트2의 누군가가 말하지 않았던가 '완벽은 없음. 완벽이라는 목표는 계속 변함. 멈추지 않음. 따라갈 수 있지만 붙잡을 수 없음.'

당연하게도 POE의 전투도 완벽하지는 않다.  우선 디비니티나 웨이스트랜드와는 달리 길막 외에는 딱히 지형지물을 특별히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이 없기 때문에 지형지물과 관련해서는 전략적인 깊이가 아쉽다는 점을 들 수 있다.

또한 상대의 AI에서는 크게 문제될만한 점은 발견하지 못했지만 플레이어의 캐릭터 AI 스크립트는 큰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AI 스크립트설명에 나와 있는 마법 조차 제대로 활용하지 않는 것은 버그인지 모르겠으나 이 외에도 생각보다 적극적으로 움직이지 않는 점, 상황에 맞지 않는 마법을 사용하는 점, 수동으로 내린 명령을 무시하고 스크립트상의 행동으로 복귀하는 점, AI 스크립트 카테고리가 너무 적고 단순하다는 점 등이 가끔 플레이어를 짜증나게 만들 수도 있다.

바쁠 때 쉬면 짜증난다

마지막으로, 전투 진행속도가 빠른 편이어서 빈약한 AI스크립트와 맞물리게 되면 플레이어가 전투의 흐름을 놓치고 제대로 된 컨트롤을 하지 못할 수도 있다. 

물론 일시정지와 느린 속도 기능을 제공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캐릭터들의 행동이 일정한 분절없이 (발더스 게이트도 실시간인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1라운드 6초라는 분절이 존재한다) 실시간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다대다 전투의 경우 전투메시지를 일일히 확인하지 못할 정도로 스크롤의 압박이 생기고, 내가 방금 명령을 내린 캐릭터가 이미 해당 행동을 끝마치고 멍하니 있는 경우를 자주 보게 된다.

전자의 문제는 전투메시지 필터링 및 검색 기능을 통해 어느 정도 해결이 가능해 보이고, 후자의 경우에는 행동 후 다음 행동을 취하기 까지 걸리는 리커버리 시간을 현재보다 늘리는 방식으로 개선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템포를 바짝 당긴 신속한 전투도 좋지만 너무 많은 행동이 순식간에 지나가버리는 현재의 전투 속도는 플레이어에게 전략과 컨트롤 보다는 주사위에 운을 맡기도록 강요하는 듯한 인상을 줄 때도 있다.

 

나도 가질꺼야 빼액

POE의 장비 아이템 시스템은 무난함 속에서도 즐거움을 주는 요소를 잘 살렸다고 평가하고 싶다.

아이템 생성 방식, 인챈트, 무기&방어구 종류별 특징 등 모두 여타 게임에서 흔히 보던 것들이지만 여기에서 POE만의 재미를 절묘하게 뽑아냈다고 보기 때문이다.

중요한 아이템은 정해진 곳에서 획득할 수 있으나 그 외의 아이템은 랜덤으로 획득하는 시스템으로, 디아블로나 디비니티 보다는 발더스 게이트와 유사하다.

일부 유니크 아이템을 제외하고는 아이템의 능력치와 옵션이 랜덤으로 조합되는 디비니티와는 달리, POE의 경우 아이템마다 옵션과 능력치가 이미 졍해져 있고 여기에 추가적으로 플레이어가 인챈트를 하는 형식이다.

두 방식 모두 일장일단이 있는데, POE처럼 아이템 능력치가 정해져 있는 경우에는 아이템의 다양성이 줄어드는 것은 아무래도 어쩔 수 없지만 이미 개발진의 검토가 충분히 이루어진 아이템만이 게임에 등장한다는 점에서 게임 밸런스와 시스템에 잘 조회된다는 점이 장점이다.

한마디로 루팅의 의외성이 줄어드는 대신 완전히 이상한 똥망 또는 밸붕 아이템이 나올 가능성이 적다는 이야기이다.(개발자의 자질을 의심케하는 게임들은 논외로 하기로 한다.)

어느 쪽이 더 루팅의 즐거움이 큰 지는 플레이어의 성향에 따라 다르겠지만, 본인은 POE가 택한 방식을 더 선호한다.

내가 원하는 아이템을 원하는 곳에서 획득할 수 있다는 쾌적함 외에도 나의 아이템이 컴퓨터가 랜덤으로 생성한 숫자와 그래픽 조각의 조합이 아니라 게임 내에서 만큼은 뭔가 사연을 가지고 실재하는 '물건'으로 느껴져 뭔가 더 'RPG스러워' 지기 때문이다.

무기와 방어구의 종류별 특징에 대해서도 조금 언급해보자면, POE의 장비 아이템 종류별 특징과 차이는 다른 게임에 비해 비교적 크고 착용 가능한 클래스 제한이 없다보니 아이템 종류의 다양성은 단순한 구색 맞추기용에 불과한 것이 아니라 실제로 플레이어가 선택 가능한 전략적 선택지를 제공하는 역할을 한다.

도적 컨트롤에 자신이 없다면 긴 창을 이용해서 2선에서 암습 공격을 할 수 있고, 캐스터가 아직 덜 성장하여 스스로 방어할 능력이 부족하다면 시전 시간에서의 손해를 감수하더라도 든든한 판금 갑옷을 입혀주는 일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앞서 전투 부분에서 말했다시피 방어해야할 항목이 다양하기 때문에 한 종류의 아이템에 집착해야할 필요가 전혀 없고 오히려 전략적으로 다양한 아이템을 활용해서 공격과 방어에 임해야 하는데, POE의 아이템별 특징은 이런 개발자의 의도를 훌륭하게 보조함으로써 플레이어의 다회차 플레이를 유인하는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POE에서는 랜덤 생성 방식이 아니다 보니 좋은 아이템의 수가 제한되어 있고, 어떤 캐릭터에게 들려주느냐에 따라 플레이 방식도 달라지기 때문에 플레이어는 어느 파티원에게 어떤 아이템을 장비시켜야 할 지를 고민할 수 밖에 없다.

여기에 더해, 마법효과와 마찬가지로 아이템에 의한 동일 속석의 버프효과도 서로 중첩되지 않아 대충 여러 아이템을 빈 부위 아무 곳에 끼워 맞춰 원하는 능력치를 끌어내는 일이 불가능하므로 좋은 아이템의 가치는 더욱 커지고 플레이어의 고민은 더 깊어질 수 밖에 없다.

현실세계에서야 모든 것을 다 갖추면 그것이 가장 신나는 일이 되겠지만 게임에서는 의도적인 '부족함'이 주는 즐거움이 굉장히 크다는 점에서 이 또한 POE의 플러스 요소라고 생각한다.

치트키, 에디터로 떡칠된 세이브 파일을 재밌게 플레이 했었는지 자신의 기억을 더듬어 본다면 전혀 엉뚱한 소리는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확장팩이라면 뭔가 추가되는 맛이 있어야지

무난한 POE의 아이템 시스템에도 화이트마치 I/II 가 출시되면서 약간의 특징이 추가되었는데 '영혼결합' 장비가 그것이다.

쉽게 말하자면 장비와 이를 장착한 캐릭터의 영혼이 결합하여 둘이 함께 성장한다는 컨셉으로, 해당 아이템을 장착한 상태에서 특정한 조건을 만족해 나갈 때마다 무기가 다음 단계로 성장하게 되나 다른 캐릭터에게 장착시킬 경우 영혼 결합이 해제되면서 지금까지 성장시켜 온 무기의 능력치도 초기화 되는 시스템이다.

능력치와 성장조건이 나와있다

어디선가 본듯한 느낌이라 참신한 느낌은 덜하지만 실제로 플레이하면서 장착해보면 앞서 말했던 POE의 여러 매력들과 맞물리면서 꽤나 흥미로운 요소로 작용한다.

영혼결합 장비를 보면서 발더스 게이트의 라일라코르가 생각났는데, 발더스 게이트의 라일라코르도 영혼결합 장비와 같이 캐릭터와 함께 성장하는 컨셉을 차용하면 좋을 것 같고, POE의 영혼 결합 장비도 라일라코르 처럼 가끔씩 엉뚱한 소리를 떠들어 대면 좋겠다는 개인적인 바람이 있다.

 

아이템도 씹어보자

아이템 쪽도 큰 불만은 없지만 아쉬웠던 점에 대해 몇가지 적어보고자 한다. 우선 흔히 말하는 약빨고 만든 듯한 재밌는 아이템 옵션이 추가되면 더 재미있을 것 같다. 양날의 검 '매 타격시 1%의 확률로 동료 또는 장비한 캐릭터 즉사', 오우거의 곤봉 '마지막 타격시 5%의 확률로 적이 화면 밖으로 날아감' 식으로 독특한 옵션이 있었다면 어떨까 싶다.

물론 이런 아이템은 계륵의 냄새가 물씬나게 만들어서 플레이어에게 잔재미는 선사하면서도 게임 밸런스에는 크게 영향을 주지 않도록 만들어야 할 것이다.

두번째는 소모품 및 재료 아이템 쪽이 지나치게 번잡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다행히 POE의 아이템 슬롯은 무제한이기 때문에 보이는 족족 집다보면 인챈트와 제작에 필요한 재료는 어느새 모여있기는 하지만 목적을 가지고 수집하기는 쉽지 않을 정도로 종류가 많다.

포션, 스크롤, 음식, 함정과 같은 소모품의 경우에도 종류가 많을 뿐만 아니라 의외로 사용할만한 타이밍이 잘 나오지 않는다는 점에서 몇몇 경우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귀찮음의 대상이 된다는 문제가 발생한다.

쌓아두기는 하는데 영...

사용 타이밍이 잘 나오지 않는 이유는 첫째 ,전투 속도가 빠른 감이 있고, 둘째, 풀파티일 경우 마법을 충분히 활용할 수 있으므로 굳이 해당 소모품을 이용해서 효과를 얻을 필요가 없고, 셋째, 대부분의 소모품이 전투 중에만 사용가능하도록 되어 있는데 앞의 두가지 이유로 인해 전투중에는 쉽사리 손이 가지 않기 때문이다.

첫번째 문제야 개인적인 호불호가 크기 때문에 그냥 생각나는대로 써본 말이지만 두번째는 개발사가 조금 더 고민해서 소모품 컨셉을 어느정도 수정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마치며...

쓰고보니 POE가 재미있다는 말을 너무 길게 써버린 것 같다.

(로딩이 잦고 컴퓨터 사양에 따라 로딩 시간도 꽤나 긴 편 이므로) 컴퓨터 사양이 좋다면, RPG를 좋아한다면 꼭 구매해서 플레이 해보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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