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대여한복을 입고 고궁 주변이나 전통거리를 돌아다니는 사람을 많이 있다. 특히 외국인 관광객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어렸을 추석이나 설만큼은 한복을 입었던 기억이 있지만 그것도 옛날 얘기가 오래다. 한복은 결혼식장 말고는 일이 없어졌다. K-pop이나 한드 '우리 ' 세계화가 이슈인 상황에서 우리 옷인 한복의 소외현상은 안타까운 일이다. 입을 일이 없어 한복을 구매하는 자체가 사치로 받아들여지는 상황에서 대여를 바탕으로 다시금 작게나마 관광객 사이에서라도 인기를 끌며 활로를 모색하는 모습이 긍정적이라고 생각한다.

 

한복의 몸부림에 대한 시선이 마냥 곱지만은 않다. 머리는 잘려도 머리카락은 자른다고 했던가, 변화를 통한 생존보다는 오리지널을 지켜내는 일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입고 벗기 편하게 복식이 지나치게 간소화 되었고 매듭은 우리네 전통 방식이 아니며 리본이나 레이스 따위로 대체 되었다. 밝은 색을 쓰고 치마폼을 풍성하게 만드는 우리 고유의 멋과는 거리가 있는 화려함을 강조한다. 국적불명의 끔찍한 혼종이 탄생한 것이다. 라는 시선과 평가가 있다.

 


오리지널에 대한 집착


먼나라 이웃나라 우리나라편을 보면 우리나라는 오리지널을 중요시한다고 한다. (만화로 사회를 배우다니..)우리는  '우리 ', '원조', '고유한', '전통' 특히 중시한다. 오리지널이라고 인정받은 것은 그대로 '목에 칼이 들어오는' 상황이 아니면 변화시키기 굉장히 어렵다. 뿐이면 좋겠지만 오리지널 자체를 바꾸는 것도 아니고 오리지널이 아닌 다른 시도를 해보는 조차 아류나 정체불명의 괴이쩍은 일로 낙인찍혀 버리기 일쑤다.

 

문제는 오리지널이라는 개념이 절대적이지 않다는 점이다. 지구가 태양을 도는 것과 같은 자연현상은 사회적 합의에 따라 달라지지 않지만 '원본' 언제든 사회적 합의에 따라 달라질 있다. 비록 양념치킨은 오리지널 한식의 벽을 넘지 못했지만 우리가 생각하는 고춧가루 뿌린 배추김치는 영광의 오리지널 타이틀을 획득할 있었다. 김치를 짠지 형태로만 먹던 옛날 조상님들은 배추에 고추가루랑 젓갈을 넣는 김치를 보며 전통한식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겠지만 후손인 우리에게는 빨간 김치가 오리지널이다.

정체불명, 국적불명 요리 양념치킨의 탄생


언제든 변할 있는 오리지널을 마치 절대적인 기준인 마냥 박아두고서 조금이라도 벗어나려는 시도에 철퇴를 가하는 행동이 옳은 것인지 의문이 든다. 옛날 , KKND, C&C RTS게임이 인기를 끌었을 당시의 RTS 인구수에 제한을 두지 않고 매크로 컨트롤을 중시하는 게임장르였다. 오리지널을 받들어 모셔 여기에서 한치도 벗어나지 않으려고 했다면 스타크래프트는 출시될 수도 없었고 성공할 수도 없었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스타크래프트를 뛰어넘는, 스타크래프트와는 전혀 다른 재미를 주는 RTS 게임을 앞으로 절대 만나지 못할 것이다.

 

벗어나면 안되는지에 대한 물음에 원본과 다르기 때문이라는 답만 되풀이 한다면 발전과 개선은 없다. 변화를 수용하지 않고 다른 것을 배척하고 덜어내기만 해서는 영역은 계속해서 줄어들 밖에 없다. '우리 것은 이래야 , 저래야 '라며 엎친데 덮친 격으로 누군가 한복을 지켜내자며 복식에 관한 엄격한 틀을 규정하는 순간 한복은 만큼의 영역 안에 머무르게 된다. 규제의 속성상 규제를 만든 사람의 상상력을 벗어나는 것은 나타날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역시나...(2018/09/24/연합뉴스 기사 링크)

 

리본이나 금박레이스 따위가 좋다는 말이 아니다. 안되는지에 대한 이유가 단지 우리가 아는 한복과 다르기 때문이어서는 된다는 말이다. 조잡하다. 촌스럽다. 예쁘지 않다. 멋이 없다. 반대할 이유는 많다. 많은 반대 이유와 고민을 통해 멋진 한복이 탄생할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급격한 변화나 이질감에 대한 우려도 이해하는 바다. 하지만 전혀 걱정할 필요가 없다. 발전과 변화를 거듭하다 도저히 하나로 묶일 없을 만큼 이질적이 되었을 때는 영역을 넓혀가며 자연스럽게 분화될 것이다. 전통한복과 개량한복을 구분하려는 움직임이 있는 것처럼 말이다.

 

그렇게 자랑스러워하고 좋아하는 우리 한복은 위기다. 앞서 말했다시피 한복은 우리에게조차 서서히 버림받고 있다. 진정 '우리 ' 지키고자 한다면 조선시대 후기의 복식을 오리지널로 못박아 나머지를 정체불명의 괴상한 것으로 만들고 싶은 것인지, 한복의 저변을 넓히고 한복문화를 발전시키고 싶은 것인지에 대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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