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김치 과잉섭취로 인한 김치중독의 폐해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일반 가정집에 들어가 살펴봤습니다. 배추김치, 총각김치, 나박김치, 열무김치, 물김치 등등 종류별로, 담근 날짜별로 분류된 수십가지 종류의 김치가 냉장고를 채우다 못해 별도로 김치냉장고까지 구비하여 보관되어 있습니다. 온가족이 이를 매일 섭취한 것으로 보입니다.

  

  

??? : 김치의 매운 맛이 자극적이고 또 종류별로 다양해서 계속해서 김치를 섭취하다보면 김치중독 상태에 빠져들게되어, 이제 여기에 만족하지 못하고 새로운 자극을 찾아..(생략)

  

  

국민 10명 중 6명은 매일 김치를 섭취한다고 설문조사에 답했습니다. 이처럼 국민 대부분이 섭취하는 김치가 의존증세를 유발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별도의 가이드라인이나 관리 규정이 없어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대로변에서 버젓이 판매를 하고 있는가 하면 배추나 무 뿐만 아니라 자극적인 각종 채소를 김치로 만들어 소비자를 유혹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중고등학교 급식에서도 별다른 제한없이 김치 배식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 : 먹고 싶은대로 다 퍼먹게 하죠. 뭐라고 안해요. 우리는. 그냥 갖다 두기만 하지

  

  

적당히 섭취할 경우 식단에 맛과 즐거움을 더해주지만 과다하게 섭취하면 중독되어 김치없이는 밥조차 먹을 수 없게 만드는 김치, 김치중독에 대한 사회적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 게임중독을 질병으로 분류할 예정이라고 밝혀 벌써부터 게임 규제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게임중독을 질병으로 판단할지에 대해 WHO를 비롯한 게임규제를 원하는 집단과 게임업계의 의견이 첨예하게 맞서고 있는 가운데 나는 일단 실컷 뚜들겨 맞고 있는 게임업계의 손을 들어주고 싶다.

  

게임 중독에 대한 입장


WHO "게임 중독은 정신질환이다"-조선일보 기사 링크

  

  

  

우리나라는 왜 항상 길게 두고 논의가 필요한 사항에 대해 번갯불에 콩 볶듯 해치우려고 들고, 누군가의 막연한 선호나 근거없는 믿음을 남에게 마구 강요하려는지 모르겠다. 게임중독이 질병으로 판정 된 후에는 안봐도 뻔하다. 게임중독이 질병이라는 WHO의 근거나 기준의 앞뒤는 다 잘라먹고 게임=질병으로 몰아세워 규제의 칼날을 들이댈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중독이란 무엇인가

  

  

게임은 중독되지 않는다. 고 생각한다. 많은 제작자의 노력과 게임의 발전이 그 증거다. 뭔소리냐고?

  

누군가의 말대로 게임의 중독성이 그렇게 강력하다면 지금까지 게임은 테트리스 밖에 없었을 것이다. 아니, 그보다 더 이전 '게임'인 바둑만이 게이머들의 금단증상을 달래주고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게임은 발전한다. 게임은 쉽게 질리기 때문이다. 가만있으면 점점 멀어지는 게이머의 관심을 다시 끌어오기 위해 끊임없이 발전한다.

  

  

30년 동안 매일 꾸준히 2시간씩 플레이.. 가능한가


  

게임을 못해 금단증상(?)에 허덕이는 사람에게 테트리스를 던져주면 허겁지겁 플레이하며 욕구를 채울까. 그렇지 않으리라는 것은 모두 알고 있다. 땅에 떨어진 꽁초도 줏어피고 공장용 알코올도 들이키는 술,담배와는 대조적인 부분이다.

  

  

머리로는 싫어도 몸이 원해서 참을 수 없는 것. 내가 생각하는 중독의 개념이다. 그런데 문제가 있다.흡연이나 음주뿐만 아니라 생존에 필요한 행동의 대부분도 여기에 해당될 수 있다. 시험공부 때문에 자기 싫어도 우리 몸은 잠을 필요로 하고, 살빼고 싶은데 먹고 마셔야 한다. 조금 더 다듬어 보자. 생존과 관계없는 것을 생존에 필수적인 것으로 몸이 착각해서 집착하는 상태로 중독상태를 정의할 수 있지 않을까.

  

  

내가 생각하는 정의에 따르면 중독상태의 판별은 타인이 아닌 자신의 마음과 생각이 기준점이 된다. 내 사정상 나는 더 이상 하기 싫고, 빈도를 줄이고 싶은데 몸이 원해서 멈출 수 없다. 생존에 필수적이지도 않으면서 자신의 의사에 반하는데도 컨트롤할 수 없다니 중독상태가 확실하다. 관련 품목은 모조리 규제해야 할까. 안타깝게도 대부분의 (기호)식품이 여기에 해당될 수 있는 문제가 있다.

  

  

중독을 정의하는 기준이 하나 더 추가될 필요가 있다. 자신의 건강 더 나아가 삶에 피해가 있어야 한다. 수많은 기호식품이 몽땅 비난의 대상으로 지목되지 않고 설탕이나 소금이 먼저 지목되어 두들겨 맞는 것도 이런 나름의 기준이 적용된 결과라고 믿고 싶다.

  

  

중독상태에 대한 정의를 굳이 한 번 해본 이유는 우리사회가 얼마나 중독에 대해 정확히 인지하고 있는지 의문이 들기 때문이다. 그냥 단순히 자기 기준에 비해 과하면 중독이라는 딱지를 붙이고 매도하는 데 사회적으로 별 주저함이 없는 것이 너무도 마음에 들지 않는다.

  

  

이현령비현령

  

  

규제의 대상이 될 게임에 대한 정의도 모호해서 범위가 너무 넓어 보인다. 우리가 좋아하는 스포츠는 게임이 아닌가. 스포츠를 직접 플레이 하는 것과 시청하는 것 모두 중독을 유발하는 위험한 규제 대상인가. 술게임에 환장하는 사람은 알코올 중독인가 게임 중독인가. 바둑기사들도 스타프래프트 프로게이머가 아침TV프로에 나왔을 때처럼 많은 패널들로부터 게임중독자로 비난 받아야 할까.

  

  

사실 그냥 걸어본 딴지다. 우리는 모두 알고 있다. 비난의 대상은 컴퓨터나 콘솔 기반의 게임이다. 하지만 여기에도 문제가 있다. 온라인 바둑도 규제 대상으로 지정되어 덜 자극적이고 덜 흥미를 유발하는 방식으로 변할까. 그렇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온라인 고스톱은 또 사행성 등을 이유로 제재를 받을 것이 뻔하다. 그렇다 이들이 생각하는 게임에는 도박도 포함된다. 이 외에도 단순히 컴퓨터를 오래하거나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는 것 역시 게임과 연관지어 부당하게 비난하기도 한다. 쇼핑을 하는지 채팅을 하는지 유튜브를 보는지 블로그를 보는지 소설을 읽는지 만화를 보는지 일을 하는지 공부를 하는지 아무튼 중독인 '인터넷 중독' 만큼이나 범위와 기준이 엿장수 맘대로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우리가 아는 '그' 게임이라고 해도 장르별로도 구분해야 하지 않을까. FPS 보다는 그래도 RPG가 좀 덜 중독적이고 덜 폭력을 유발하지 않을까. 시뮬레이션은 기술이 발전할수록 현실과 가상세계 구분을 없애서 위험하지 않을까. 특히 경영시뮬레이션은 너도나도 사업에 뛰어들게 해서 패가망신시키지는 않을런지. 개인적으로 레이싱 게임은 너무 위험하다. 호러 게임은 왠지 우울증을 유발할 것 같다.

  

  

누가 내 여가시간을 건들려고 들어

  

  

과거에는 중독의 기준점이 낮았다. 하루 16시간씩 일해야 겨우 입에 풀칠할 수 있는 사람이 매일 꼬박 4시간씩 게임하겠다고 달려들면 게임에 환장한 사람이라고 비난 받았을 것이다. 하지만 사회가 발전하면서 점점 여가시간이 길어지고 있다. 지금은 중독의 기준을 단순 플레이 시간으로 따진다고 쳐도 4시간을 기준점으로 잡을 사람은 많지 않다. 지금은 밥도 안먹고 잠도 안자고 게임을 해야 등짝스매시를 맞는다. 하지만 또 미래에 기술이 발전해서 밥과 잠을 해결하는 알약이 나오면 '밥도 안먹고 게임한다'는 꾸지람도 사라질지 모른다. 

  

  

기준이라는 것이 이렇게 유동적인 존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군가 애매한 기준으로 내 생각을, 내 삶을 제어하려고 들면 싫다. '건강에 좋지 않으니 적당히 해라', '너무 많이하면 탈난다', '지나치게 빠져들면 위험하다' 라는 식의 막연한 충고나 경고는 부모님을 비롯한 주변 사람이 할 때나 수용할 수 있다. 개인의 선택권을 제한할 수도 있는 법이나 규제를 만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문제에 대한 정확한 정의와 분석이 이뤄져야 한다. 중독상태가 무엇인지, 규제 대상은 무엇인지, 게임이 실제로 삶에 악영향을 끼치는지 명확히 해야 한다는 말이다.

  

게임 규제와 관련한 수많은 논란에 대해 규제당국은 인지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막연한 뇌내망상과 거들먹대는 선민의식을 바탕으로 중독 치유와 예방 운운하며 타인의 여가시간을 방해하려는 것이라면 아무래도 불쾌하다.

  

  

억압중독자들이 계속 설쳐 먼 훗날 게임은 재미를 거세당한 채 우리는 '오목 리마스터'나 헉헉대며 즐기게 될 지 모른다는 상상이 두렵다.

  

  

'여가시간에 엉뚱한 잣대를 들이대기 전에 먼저 게임 중독에 대한 보다 정밀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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