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TA온라인(스팀여름할인특집)

 

습격...가장 환영받은 업데이트가 아닌가 싶다

싱글만 해서는 GTA를 논할 수 없다

 

GTA5에 대해 낮은 평가를 준 리뷰를 썼다.(새 창 링크) 어떤 분의 말처럼 나는 싱글만 플레이하고

너무 성급하게 판단을 내렸다. 어떻게 보면 싱글보다 더욱 방대한 콘텐츠를 지닌 온라인을 빼놓고

리뷰를 작성한 것에 대한 반성으로 구매 후 처음으로 GTA5 온라인을 즐겨보았다.

 

이미 충분히 씹고 맛보고 즐긴 게임인지라 서두부터 긴 글로 했던말 또하는 것보다 플레이하면서 느꼈던 GTA온라인의 특징을 살펴보고자 한다.

 

1. 돈의 중요성 및 획득 난이도 증가
2. 다양한 미니게임 및 임무
3. 공개세션이 너무 느린 문제
4. 여전히 혼자라는 느낌

 

 

열심히 일해라 범죄자들아

 

스토리에 따라 플레이하는 싱글 모드와는 다르게 온라인 대부분 콘텐츠가 돈과 밀접한 관련을 가지다 보니 돈을 버는 것이 게임플레이 동기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스토리모드에서는 뭐든 훔치면 되기도 하고 스토리를 따라가다보면 손쉽게 돈을 벌 수 있다보니 돈에 대한 수요도 크지 않았고 획득 난이도도 높다고 볼 수 없다. 이 때문에 결국 플레이 후반부에 흥미가 감소하게 된다고 했는데 온라인에서는 이 부분이 많이 개선된 것이다.

 

다양한 차량, 커스텀, 부동산 등의 콘텐츠를 즐기기 위해선 돈이 필요하다. 온라인이기 때문에 게임을 같이 즐기는 이들과 차별적인 개성을 드러내고 남에게 자랑하기 위해서는 돈이 필요하다. GTA5의 자랑인 다양한 탈 것을 구입해서 실제로 소유하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기능을 강화하는 개조건 단순 외모만 변경하든 간에 만만치 않은 비용이 든다. 온라인이기 때문에, 단순히 남이 날 볼 수도 있다는 이유만으로도 비용을 지불하는 즐거움이 배가 된다. 이 즐거움을 위해선 열심히 돈을 벌어야 한다.싱글에서는 없었던 플레이 동기가 새로 생긴 것이다. 여기에 가장 큰 점수를 주고 싶다.

 

인게임 머니를 캐시로 판매하고 있는 만큼(스팀에서 구매 가능) 돈의 중요성과 획득 난이도가 높아졌다. 임무, 미션, 습격이 아닌 그냥 맵상에서 할 수 있는 범죄활동(상점 털기, 도난 차 판매) 등은 시간 제한이 있어 그리 좋지 않은 돈벌이 수단이다. 때문에 초보 때만 잠깐 활용할 뿐이다. 돈벌이가 되는 습격 콘텐츠의 경우 팀원 손발이 맞아야 하기 때문에 결코 쉽지 않다. 결국 주로 임무를 하게 되는데 이게 한번에 8,000$에서 많아야 12,000$ 정도의 보상 밖에 주어지지 않는다. 좀 좋다 싶은 차량은 백만불이 넘어가는 상황에서 부동산, 차량, 비행기, 요트 등등 갖고 싶고, 가져야 할 것이 많은 플레이어는 자연스럽게 열심히 범죄자에 몰입해서 플레이할 수 밖에 없다.

 

습격이라는 콘텐츠에 대해서는 많은 이들이 다루고 있기에 여기에서는 자세히 다루지 않아도 될 것 같다. 습격이 재미있는 이유는 그 자체의 스케일과 흥미도 있겠지만 돈의 중요성이 높은 온라인에서 한방에 큰 돈을 벌 수 있다는 점도 어느 정도 기여한다고 생각한다. 임무 한 건에 몇천불씩밖에 벌지 못하다가 습격 피날레에서 큰 돈을 만지게 될 때의 짜릿함은 싱글플레이에서는 느낄 수 없는 또 하나의 재미다.

 

미니게임의 향연

 

GTA5온라인에서는 다양한 형태의 게임 플레이(게임 내 용어 '작업')를 제공한다. 대전, 레이싱, 협력, 미니게임 등등 플레이어 입맛에 맞게 즐길 수 있다. 제작사인 락스타에서도 꾸준히 업데이트하고 있고 유저가 직접 제작할 수도 있기 때문에 종류는 어마어마 하다. 초반에는 락스타가 인증한 모드만 플레이하기에도 시간이 모자랄 것이다.

 

하지만 수많은 작업에 감탄하는 것도 잠시, 곧 문제가 생긴다. 어느 정도 플레이 하다보면 결국 하나 하나의 작업은 미니게임 수준 정도에 불과하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마치 옛날 게임보이 100가지 게임이 들어있는 게임팩을 보는 기분이 든다.

 

GTA5를 오버워치나 카운터 스트라이크와 같이 완성도 높은 FPS 게임이라고 생각한 적은 한 번도 없다. 니드포스피드만큼 대단한 레이싱 게임이라고 생각한 적도 없다. GTA5에 녹아있는 다양한 플레이 방식은 개별적으로 놓고 본다면 그 수준은 다른 명작 게임에 비해 다소 떨어진다고 생각한다. 다만 다양한 플레이 방식이 GTA5라는 하나의 큰 틀 안에서 잘 작동하기 때문에 재미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GTA온라인에서의 작업은 임무나 습격 콘텐츠를 제외하고는 여러 게임 장르를 하나하나 떼어놓은 미니게임 수준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돈을 벌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작업을 반복 플레이 해야한다는 것이 문제다.

 

작업은 GTA온라인을 샌드박스 게임이 아닌 개별 장르게임으로 바라보게 만든다. 이로 인해 어렴풋이 인지하고 있었던 GTA5의 단점을 명확하게 볼 수 있다. 타격감의 부재, 불편한 조작감, 부자연스러운 움직임 등 FPS나 레이싱 게임으로서는 치명적인 단점이 그것이다. 처음 몇번이야 신기해하며 플레이 하겠지만 계속해서 플레이하기에는 다소 완성도가 떨어진다. 다양한 종류가 있기 때문에 바로 다른 종류의 작업을 플레이할 수도 있지만 마찬가지로 완성도가 떨어지기 때문에 콘텐츠 소진 속도가 굉장히 빠르다. 그래서 결국 쉽고 빠르고 돈을 벌 수 있는 특정 임무 노가다만 남게 된다. 그리고 그 과정은 결코 즐겁지 않았다. 싱글플레이에 이어 추가로 30시간 이상 플레이 할 수 있었던 것은 이런 미니게임들의 자체적인 재미 덕분이라기 보다는 이들이 돈을 벌기 위한 하나의 수단이었기 때문이다.

 

세션, 앞으로 차기작 온라인이 넘어야 할 산

 

세션은 '방'과 같은 개념이다. 하나의 큰 서버에서 동시에 많은 플레이어가 게임을 즐기는 MMORPG와는 다르게 GTA온라인은 한명의 유저가 호스트가 되어 최대 3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세션에서 게임을 즐기게 된다.

 

문제는 두가지다. 하나는 호스트 환경에 따라 로딩이 굉장히 길어지거나 접속 오류가 발생한다는 점이다. 두번째는 공개세션에서의 활동만이 줄 수 있는 가치가 없다는 점이다.

 

첫번째 문제는 사소한 것처럼 보여도 게임의 흥미를 단숨에 떨어트릴 수 있는 치명적인 약점이다. 작업이나 습격 난이도가 생각보다 어려워서 재도전을 해야하는 경우도 많고 아예 다른 팀원을 받아 새로 도전하는 경우도 많은데 이 때마다 긴 로딩시간이 발목을 잡는다. 오랜 기다림끝에 결국 되기만 해도 좋으련만 접속 오류가 발생하게 되면 다시 재접속할 용기가 나지 않는다. 물론 이런 문제는 초대전용, 조직 세션 등 제한된 사람만 참가할 수 있는 세션을 만들어서 해결 가능하다. 하지만 이는 진정한 온라인의 플레이라고 하기엔 좀 거리가 있는 것 아닌가.

 

 

여기도 고급 레스토랑을 차렸나...요리를 먹기 위해선 오래 기다려야 한다

그렇지만 GTA온라인은 두번째 문제 덕분에(?) 굳이 공용세션에서 로딩 스트레스를 받으며 플레이할 필요가 없다. 약간의 이벤트, 고수를 위한 콘텐츠를 제하고 나면 딱히 공개세션만의 매력이랄 것이 없다. 별도의 작업세션이 아닌 경우 공개세션 필드에서는 할 일도 없거니와 목적이 없다보니 다른 플레이어의 지속적인 PK나 괴롭힘 정도가 온라인에서 맛볼 수 있는 상호작용이라고 할 수 있다.

 

오죽하면 패시브모드라고 해서 PK를 할수도 당할수도 없게 만드는 기능이 있을까. 맵상에서 내 위치가 드러나지만 않아도 어떻게든 피할텐데 지도만 열면 그 세션에 있는 플레이어 위치가 다 공개되다보니 숨을 수도 없다. 또한 위치가 드러나기 때문에 GTA온라인에 완전히 녹아들어 NPC인척 하면서 자신만의 플레이를 할 수도 없고 다른 플레이어가 나를 노릴수도 있다는 긴장감도 없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GTA온라인에서 하는 것이라고는 스토리모드 실행 - 온라인 - 초대전용세션 접속 후 작업 노가다 밖에 없다. 광활한 로스산토스 맵이 너무 아깝다. 돌아다니지 않아도 상관없고 재미가 없기 때문에 돌아다니고 싶지도 않다. 결국에는 온라인이 아니라 혼자한다는 외로움이 점점 강하게 느껴진다.

 

많은 온라인 게임이 필드는 단순 구색맞추기식으로 만들고 유저를 인던(명칭은 게임마다 다름)에 몰아넣는 흐름을 보여준다. 필드 외 인던을 파는 이유는 '쾌적한 노가다'를 위함이 대부분이다. 변수를 최소화 하고 원하는 목적(아이템, 골드)을 최단 시간에 클리어하기에는 인던이 제격이다. 하지만 인던은 타플레이어와의 상호작용이라는 어찌보면 온라인게임에서 응당갖춰야 할 재미를 떨어트린다. 목적이 같고 비슷한 스펙의 플레이어만 오다보니 앞서 말했다시피 변수는 최소화되고 플레이어간 상호작용이 일어난다기 보다는 각자 저마다의 정해진 역할만 수행할 뿐이다.

 

 GTA온라인의 세션도 결국 인던과 같다. 돈을 버는 과정에서는 철저하게 혼자고 나중에 돈을 벌고나서야 친목이건 상호작용이건 뭔가 온라인만의 가치를 찾아 조직도 기웃거려보고 필드도 기웃거리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또 그런 사람만 모여 있는 곳은 재미가 없다. 이래저래 온라인 게임이라는 것은 재밌게 만들기 참 어렵다.

 

그래서 결론이 뭔가

 

사실 이번 포스팅을 하는 가장 주된 이유는 스팀 여름할인이다. 현재 GTA5가 50% 할인이다. 과연 GTA5가 3만원 초반대의 가치가 있느냐. 여기에 대한 답을 주고 싶었다. 출시와 동시에 이미 구매했기 때문에 나를 위한 고민은 아니다. 또한 GTA에 관심이 있었던 분들이라면 지금까지 기다린 인내심과 절제의 화신은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 살 사람은 다 샀다는데 GTA5의 스팀 여름할인에 대해 고민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선물하기 기능이다.

 

가족의 달도 다 지나고 짜증나는 무더위에 왠 선물타령이냐고 할 수도 있겠다.  앞서 GTA온라인에서는 돈 버는 재미가 쏠쏠하다고 했다. 장점은 거기까지만이고 그 외에는 앞으로 보완이 필요하다고 했다. 하지만 지금 당장 GTA온라인의 단점을 단돈 3만원으로 보완할 수 있다. 친구(오프라인)가 함께 한다면 GTA온라인은 전혀 다른 게임으로 탈바꿈한다. 시종 낄낄대고 떠들면서 즐길 수 있는 게임이 된다. 현재도 명맥을 이어가고 있는 GTA온라인 유투버들을 보면 백이면백 5~6명의 친구들과 보이스채팅으로 함께 즐기는 것을 알 수 있다. 레이스를 해도 재밌고 그냥 도시 여기저기를 돌아다녀도 웃기고 단순 임무만 해도 빵터지는 상황이 많이 생긴다. 마치 캐치볼처럼 누구와 함께 하느냐에 따라 재미에 큰 차이가 나는 것이다.

 

온라인 게임하나 하자고 3만원도 추가로 들이고 실제 친구까지 만들어야 한다니 이번 GTA온라인은 아직 미숙한 부분이 많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이번 기회에 힘입어 친구와 함께 즐기게 되었는데 완전히 다른 게임을 플레이하는 기분이었다. 6만원은 너무 비싸고 3만원은 충분히 지불할 가치가 있다. 친구(오프라인)가 없다면 굳이 GTA온라인을 기대하고 구매하기 보다는 스토리모드부터 충실히 즐기는 편이 실망을 덜하는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