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들리스 레전드 오리지널 리뷰 링크)




4X게임의 맹주를 지켜낼 있을까

 

문명(Civilization), 문명 얼마나 대단한 타이틀이란 말인가. 탁월한 게임성으로 명성을 차곡차곡 쌓다가 문명V 게임성과 대중성 두마리 토끼를(대중성을 위해 게임성을 희생했다는 견해도 있다.) 잡으며 4X 문명이라는 인식을 널리 퍼뜨렸다.

 

수많은 도전자가 있었지만 대개는 문명의 아류로 낙인 찍힌채 버림받았다. 심지어 같은 제작사에서 만든 타이틀 상황도 마찬가지였으니 문명이라는 타이틀이 지닌 무게감이 어느정도인지는 미루어 짐작할 있다.
 

엔들리스레전드가 처음 출시되었을 때는 문명에 SF 옷만 입힌 비욘드어스의 아류작 정도로 판단해서 관심을 가지지 않았다.

 

관심을 가지게 계기는 종족 오프닝 영상에 국내 성우 목소리를 입혔다는 소식을 접한 것이었다. 누군가 그만큼 게임에 공을 들인다는 것은 게임이 제대로 라는 뜻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뒤늦게 관심을 갖다니, 게임 리뷰 해보겠다고 나서는 사람으로서 부끄러운 일이다.

 

심지어 확장팩이 라이브러리에 들어있는 것도 뒤늦게 알아챘다. 스팀에서 할인 앞뒤안가리고 구매한 터라 에디션이 뭐였는지도 모른다. 어쩌면 공짜로 배포했는지도 모른다. DLC 나올때마다 무료로 차곡차곡 라이브러리에 쌓인 것도 모르고 가벼운 지갑만을 탓하며 DLC 즐길 엄두를 내지 못했다.

 

쉬프터와 템페스트, 2개의 DLC 통해 추가된 것은 당장 겉으로 보기엔 2개의 종족이었지만 게임이 확 바뀌었다. 앞으로 문명 6 확장팩이나 7 출시할 때는 긴장해야할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문명6 정말 너무 했다.)

 

덥기만한 여름보단 겨울이 좋다

 

여름보단 겨울이 좋다. 겨울에는 여름을 그리워하겠지만 일단 지금 너무 덥다. 쉬프터를 통해 겨울이라는 시간이 콘텐츠로서 추가됐다. 겨울은 이상 엄혹하기만 계절이 아니다. 겨울이 더욱 매력적으로 변했다.

 

진주 자원이 추가 됐다기존의 자원에 하나  추가된 것이 아니다진주는 다른 자원과는 다른 특별한 점이 있다. 우선 수집방법이 다르다겨울마다 랜덤으로 진주 덩어리가 생성되고 자란다. 시설물을 지어 채취하는 다른 자원과는 다르게 필드에 널려 있는 진주를 부대가 직접 가서 수집해야 한다. 때문에 꾸준히 병력을 중립지역에서도 운용해야 한다. 다른 팩션과 부딪힐 일이 많아 졌다.

 

비행유닛이나 기동력 높은 유닛들이 마구 휘저으며 진주만 쏙쏙 빼먹으면 정말 얄밉다.

 

Altar of Auriga에서 진주를 활용 할 수 있다.

이렇게 모은 진주는 특별한 용도를 위해 쓰인다. 주로 겨울과 관련한 보너스 건물을 지을 있는 축복(연구라고 보면 된다) 건설비용에 쓰인다. 다른 전략 자원과 마찬가지로 악세서리를 제작하는 쓰이기도 한다.

 

다음 겨울의 효과를 결정하는 기원(투표) 쓰이기도 한다. 기본적인 겨울 효과에 더해 부가적으로 좋은 효과를 넣을 있다. 무역로 수익 감소, 식량 생산량 추가 감소 부정적인 영향을 추가하고 자신은 이에 미리 대비함으로써 격차를 벌리는 전략을 사용할 있다


문명에서 보자면 세계대회에서 각종 제약을 거는 어젠다에 투표하는 행위와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첩보외에 비군사적 견제 수단이 추가된 셈이다. 물론 진주가 모자라서 자신의 기도빨(?) 세우지 못했다면 상대가 원하는 겨울이 오게 된다.

 

기존 겨울이 그냥 인내하고 참아내는 지루한 시간이었다면 이제는 서로의 입맛대로 본격적으로 스노우볼을 굴리는 시간이 되었다.

 

바다를 지배한 자가 어쩌구저쩌구


아무튼 바다가 중요하다. 템페스트 DLC 통해 콘텐츠로서의 바다 공간이 추가됐다. 이전에도 바다는 있었지만 단순히 불편한 이동 타일에 지나지 않았다. 이번에는 즐길거리가 있는 바다가 추가된 것이다.

 

육지와 마찬가지로 바다도 '지역' 단위로한 덩어리로 나뉜다. 육지의 경우에는 개척자가 해당 지역에 도시를 펴는 방법으로 지역을 영토화 했다. 이번에 추가된 바다의 지역은 해상에 있는 시설을 차지해서 플레이어의 영토로 만들 있다. 해상시설은 처음에는 중립몬스터들이 지키고 있어서 병력을 동원해 점령해야 한다.

 

일단 시설을 점령해서 해상지역을 영토로 만들게 되면 해상시설에 딸려있는 보너스를 획득 있다. 자원은 육지에서와 마찬가지로 랜덤으로 정해지고, 해당 기술을 연구하기전에는 시설에 어떤 자원이 있는지는 없다.

 

당연하게도 바다 지역만 덜렁 추가하지는 않았다. 바다에서 투닥거릴 있도록 해상유닛도 추가됐다. 새로 추가된 팩션인 Morgawr(뭐라고 읽는지 모른다) 고유 해상 유닛이 있고, 다른 팩션은 전투함을 생산할 있다. 아쉽게도 해양소수부족은 추가되지 않았다.

 

가끔 바다굇수가 출현한다. 도시옆에 통실하게 자란 진주도 보인다.

바다와 육지 밸런스를 맞췄다. 이동제약이 상대적으로 덜한 바다 지역에 자원까지 추가되었기 때문에 자칫 바다의 효용이 지나치게 커질 우려가 있었다. 물론 현실에서도 바다를 지배하는 , 세계를 지배한다!고는 하지만 한쪽으로 너무 치우치게 되면 모처럼 추가한 콘텐츠 때문에 오히려 게임 볼륨이 작아질 있다.

 

이런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 바다에 몇가지 제약이 있다. 시설만 점령할 있을 도시를 세울 없기 때문에 해양타일을 생산타일로 운영할 없다. (해상시설 타일 자체에는 약간의 생산량이 있다.) 기존과 마찬가지로 도시 주변 연안타일만 운용할 있다. 폭풍, 안개, 해초 각종 기상현상 장애물 타일이 구현되어 있어 이동이 제한되는 경우가 발생한다.

 

그럼에도 바다의 혜택이 크다보니 팩션간 눈에 보이는 경쟁이 증가했다. 기존에는 다른 팩션이 하건 눈과 귀를 막고 자신의 팩션에게 유리한 승리 목표만을 향해 주구장창 달려가는 운영도 가능했다. 그렇다 보니 교전이 극초반을 제외하고는 아예 없는 게임도 존재했다.

 

앞바다를 빼앗겨서 무역로가 안통한다 (Morgawr는 지상무역로가 없다)

그러나 템페스트 이후부터는 바다를 속수무책으로 내주고 할일만 해서는 상대의 물량을 이겨낼 없다. 해상시설에 다양한 보너스가 있기 때문이다. 전략자원, 사치자원 뿐만 아니라 부스트 효과를 주는 시설도 있다. 바다를 완전히 지배할 수는 없더라도 적어도 앞바다는 지켜내고 해양강국의 야욕(?) 드러내는 상대 함대를 중립지역에서부터 적절히 견제해줘야 한다. 해상 무력시위라도 해야할 판이다. 그렇지 않으면 엄청난 해양시설의 보너스 때문에 격차는 계속 벌어지게 된다. 덕분에 플레이어가 일이 늘었다. 긍정적인 변화다.

 

완성

 

문명V 확장팩을 통해 완성된 것처럼 엔들리스레전드도 쉬프터와 템페스트를 통해 완성됐다고 생각한다. 추가된 것은 크게 보자면 겨울, 바다, 2 팩션이지만 겉으로 보이는 것보다 많은 부분에 영향을 끼쳤다. 오히려 2 종족이 추가된 것은 변화가 아니다.


DLC 이전에는 정복승리가 목표가 아닌 팩션의 경우에는 중반부터는 다른 제국과 경쟁하고 있다는 느낌이 전혀 들지 않을 때도 있었다. 팩션별 승리방법이 문명에 비해 뚜렷하게 구분되는 특성상 누구는 멀리뛰기 누구는 투포환던지기를 하는 장면이 자주 연출 됐다.


쉐도우 DLC에서 첩보가 추가됨으로써 어느정도 견제가 가능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역시 내정의 일부분으로 있기 때문에 부족한 감이 없잖아 있었다.


이번 쉬프터&템페스트 DLC에서 진주와 해양보너스가 추가됨으로써 팩션별 승리를 위한 몸부림이 서로에게 연결되었다. 이로써 게임 경쟁이 잦아졌고 게임플레이의 밀도가 높아졌다. 세일할 아무 생각없이 시원하게 질러도 될만큼 게임이 재밌어졌다.

 

차기작은 문명을 뛰어넘을 있을까

 

모두가 알고 있다시피 문명VI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한 상황이다. 대규모 확장팩이 나올까 의문스럽다. 문명이 다음 작품을 낸다면 엔들리스레전드2(만약 출시된다면) 맞붙게 것이라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지금 문명V 엔들리스레전드1 비교한다면 문명 쪽에 기운다. 가장 이유는 어렵다는 때문이다. 게임의 난이도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문명은 직관적인 인터페이스, 백과를 통한 자세한 설명, 쉬운 게임시스템 덕분에 플레이 피로도가 낮다.

 

반면에 엔들리스레전드의 경우에는 앞선 오리지널 리뷰에서도 다뤘지만 문명에 비하면 게임템포는 훨씬 빠름에도 불구하고 인터페이스 문제나 부족한 설명, 너무 다양한 정보 막히는 부분이 종종 생기기 때문에 플레이 흐름이 끊길 때가 있다. 문명처럼, 타임머신처럼 시간이 언제 어떻게 흘렀는지 눈치채지 못할 만큼 몰입하기 힘들다는 얘기다.

 

이번 DLC에서 개선이 있을까 기대했지만 거기까지는 힘에 부쳤을지도 모른다. 단시간내에 가능한 개선사항은 절대로 아니다. 제작사의 노하우가 쌓여야 하기 때문이다


오히려 DLC 인해 플레이어가 읽고 연구하고 운용해야할 콘텐츠가 늘어나 게임이 어려워졌다. 모든 시스템을 훤히 꿰고 있던 기존 플레이어에게는 환영할 일이지만 이제 시작하려는 뉴비에게는 높은 진입장벽으로 다가올 밖에 없다.

 

빠져들면 재밌지만 빠져들기 어렵다. 명작 반열에 닿을락말락 하는 타이틀에 내려지는 평가다. 차기작이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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