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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알못, 겜알못


영어권 국가에서 태어나지 못한 원죄로 영어에 고통받았고 받고 있고 받을 예정이다. 미드 정도는 자막없이 편히 보고 싶다는 작은 소망(?) 안고 지금도 열심히 공부하고 있는 사람이 나를 포함해 많으리라 생각한다.

 

영어를 뭘로 공부하냐는 질문에 항상 생각없이 게임으로 한다고 입버릇처럼 말했왔다. 특별히 영어랑 관계된 일을 하고 있는 것도 아니라서 한글화가 게임 플레이, 게임 관련 구글 검색, 유튜브 영상 게임이 아니면 영어를 접할 일이 별로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어느날 재차 어떤 게임이 영어 공부할 좋은가에 대한 질문을 받았을 퍼뜩 내가 틀린 말을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떤 미드가 영어 공부에 좋다더라, 어떤 쇼를 보면 귀가 트인다더라는 말에 혹했다가 헛물만 켰던 지난 날의 경험이 떠올랐던 탓이다.

 

곰곰히 다시 생각해보니 게임이 영어를 배우게 계기나 접하는 통로는 있어도 쉽고 빠른 영어 공부 방법은 아니다. 좋아하는 것을 하면서 영어 실력이 쑥쑥 늘길 바라는 탐욕이 너무 컸던 탓에 나도 모르게 그렇게 말했던 것이다.

 

아닌데요 맞는데요

 

맞다. 사람이 죽으란 법은 없는 것인지 스폰지가 물을 빨아들이듯 사람에게는 언어를 접하는 것만으로도 언어를 학습할 있는 능력이 있다. 아동은 주변 사람과의 교류와 각종 매체를 통해 끙끙 앓으면서 열심히 공부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모국어를 습득하게 된다. 문제는 시기가 정해져 있다는 것이다.

 

5세부터 사춘기까지 언제인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지만 확실한 어느 시점부터는 뇌가 뻣뻣하게 굳어 버린다는 것이다. 이후에는 다른 언어를 모국어로서 습득할 없다는 말이다. 언어도 열심히 공부해야 하는 대상이 된다는 말이다.(앞으로 아무리 열심히 공부를 해도 생각을 영어로 하게 되지는 않을 같다)

 

그럼에도 우리 주변에는 미드나 유튜브 등을 보면서 영어 실력을 키운 사람이 존재한다. 그것도 의외로 많다. 스마트폰에 슬쩍 검색만 해봐도 관련 학습 앱이 쏟아져 나올 정도로 인기도 많다. 사람들이 바보나 사기꾼은 아닐테니 분명 미드나 게임으로도 영어 실력을 늘릴 있을 것이다. 그리고 쉽고 빠르고 즐거울 것이다.

 

마법의 magic

 

어느 주말 일도 없고 해서 멍하니 TV 봤다. 홈쇼핑 방송이었다. 날씬한 사람과 근육질인 사람이 저마다 배에 뭔가를 차고 있었다. 광고에 따르면 '운동 시간내기 어려운 ' 위한 다이어트 장치였다.

 

지방을 태워주는 다이어트 약까지 있으니 앞으로는 맘껏 먹고 뒹굴어도 날씬해질 있는 마법같은 일이 이상 꿈은 아니다.

 

그렇지만 이것이 사실이 아니라는 것은 모두 알고 있다.

 

영어 공부도 마찬가지다. 미드, 영화, 게임 등을 이용해서 공부를 수는 있지만 기대한 것과는 상당히 다르다. 생각한 것보다 즐겁지 않고 경우에 따라선 오히려 효율도 떨어질 있다.

 

 

 

즐거운(?) 영어 공부법

 

일단 경우에는 게임으로는 영어 공부를 없었다. 빨리 진도도 나가야하는데 중요하지도 않은 대화문에 일일이 시간을 빼앗겨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기 때문이다. 모르는 단어도 너무 많아(뭔놈의 동의어, 유의어가 이렇게 많은지…) 사전 찾다보면 게임을 하는 것도 아니고 공부를 하는 것도 아니면서 시간만 낭비하기 일쑤였다.

 

어느 순간부터는 게임을 즐기는 집중하다보니 공부하고는 거리가 멀었다. 모르는 단어, 구문은 그냥 넘어가다보니 모르는 다음에도 몰랐다. 당장에는 어렴풋이 문맥으로 의미를 추측했다고는 해도 정확하지도 않거니와 따로 암기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나마 읽는 속도가 약간 빨라졌다는 것이 작은 성과지만 일반적으로 기대하는 효율성에는 미치지 못했다.

 

미드도 마찬가지다. 자막보면서 즐겁게 '시청' 해서는 절대로 공부가 되지 않는다. 먼저 스크립트를 구해서 꼼꼼히 읽고 밑줄도 긋고 사전도 찾아가며 지문을 '공부'해야 한다 다음 소리내서 따라 읽기부터 쉐도잉까지 하면서 초심자는 에피소드 한편에 길게는 일주일정도 쏟아부어야 한다. 그러고 나서야 비로소 에피소드만큼은 자막이 없어도 뭐라고 하는지 알아들을 있게 되는 것이다. 미드로 영어를 공부한다는 것은 과정을 반복하는 것인데 결코 쉽거나 즐겁지 않다. 다른 공부와 마찬가지로 본거 또보고 본거 또보고 지겹다.

 

또한 자신의 실력 단계에 따라 효율도 떨어질 있다. 미드를 활용해서 공부를 한다는 것은 최상급교재를 활용한다는 의미와 같다. 미드의 영어는 학원 원어민 강사의 교육용 영어(caretaker speech) 비해 훨씬 알아듣기 어렵다. 초급교재가 필요한 사람이 바로 최상급교재로 공부한다고 해서 영여실력이 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굳이 고생을 필요가 있는지는 의문이다.

 

기본기 없이 무턱대고 공부수단으로 미드에 달려들면 모르는 단어, 구문이 너무 많아서 암기하기는 커녕 이를 정리하는 데만도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린다. 오답노트가 공부에 도움이 된다고 시험의 절반 이상 틀리는 사람이 무턱대고 오답노트를 만드느라 오리고 붙이며 시간을 낭비하는 것과 같다. 남는 것은 교재보다 두꺼운 오답노트 뿐이다.

 

그러다보면 짜증이 난다. 자연스럽게 변칙과 자기 위안을 찾게 된다. 경우에는 영어자막이었다. 처음에는 자막없이 , 영어자막으로 , 에피소드를 봤다. 나중에는 그마저도 귀찮아져서 영어자막으로 '시청'하면서 날의 영어'공부' 마쳤다. 결과는 굳이 안해도 뻔하다.

 

공부는 공부다

 

미드나 게임으로 영어공부를 하지 말라는 말이 아니다. 오히려 포스팅의 주제는 영어를 공부하겠다면 미드나 게임으로 '공부' 하라는 것이다. 그리고 그게 마냥 쉽고 즐겁지 않다는 것이다. 재미로 보는 미드 , 게임 판이 영어 공부에 대한 동기부여나 스트레스 해소에는 도움이 될지언정 영어 실력 향상에는 도움이 되기는 어렵다.


게임은 해도해도 재밌는데 공부는 어렵다. 언제쯤 편하게 티러니 정도는 가볍게 즐길 수 있을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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