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더스게이트? 완전 오래된 고전게임 아닌가

 

RPG 좀 했다하는 사람이라면 한번쯤은 들어본 그 게임, 추억의 발더스 게이트. 탄탄한 스토리, 매력적인 캐릭터, 막강한 마법, 탐나는 아이템 등 RPG가 갖춰야할 모든 것을 갖춘 게임이...지만 98년 출시에 걸맞은 640*480의 해상도의 위엄에 눌려 요즘 게임에 익숙한 게이머들로서는 선뜻 손이 가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이렇게 오래된 게임을 굳이 2016년에 포스팅하는 이유는최근 1~2년 사이 이 명작의 영향을 받은 게임들이 출시되었고 RPG팬들에게 나름 큰 인기를 끌게 되면서 발더스게이트에도 관심을 가지는 사람이 늘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특히 턴제 디비니티 오리지널신과는 다르게 필라스 오브 이터니티는 여러모로 발더스 게이트의 정신적 후속작이라 볼 수 있겠다.  물론 POE를 통해 발더스게이트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게이머라할지라도 앞서 말했다시피 요즘과는 맞지 않는 그래픽, 인터페이스 등으로 인해 실제 플레이까지 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그러나 진흙이 묻었다고 진주를 버리지는 않는 것처럼 발더스게이트는 여러 난관(?)을 넘어서라도 RPG팬이라면 한 번은 반드시 해봐야할 게임이라고 생각한다.

 

내게 플레이할 용기를 주는 그 이름 BG:Enhanced Edition

다행히 Beam dog이라는 업체에서 인터페이스, 그래픽, 버그 등을 개선한 EE를 출시한 덕분에 이제는 처음 발게를 접하는 플레이어에게도 어느정도 어필할 수 있게 되었다고 생각하는 것은 본인만의 착각일런지

Original(으악 내눈)

 

EE! (해상도, 그래픽, 인터페이스 변경 등)

 

 다만 EE의 경우, 유저들이 만든 모드와 충돌하는 경우가 있고 새로 추가된 요소들의 한글화가 빨리 이뤄지지 않는다는 단점이 있다.

(공식한글화라고는 해도 빔독이 직접 번역 및 업데이트 하는 것이 아니고 유저가 만든 한글화를 올려주는 것에 불과하다)

한글화, 모드, 각종 팁 관련 자세한 내용은 http://cafe.naver.com/nextrealm 에서 확인할 수 있다. 꼭 한글화 문제가 아니어도 RPG를 좋아하는 사람에게 개인적으로 추천하는 카페

 

옛날에 바알이라는 악신이 있었는데...(게임의 시작)

98년도에 출시된 게임에 무슨 스포일러 문제가 있으랴는 안이한 생각에 풀스토리를 적었다가 그래도 나름 충격적인 내용이 있어 제목만 남기고 수정해버렸다.

이야기의 시작은 거대한 도서관으로 유명한 성 캔들킵. 여기에서 주인공은 '이모엔'과 함께 '고라이온'이라는 강력한 마법사의 양자(양녀)로 행복한 시간을 보낸다. 그러던 어느날 '고라이온'은 급히 주인공을 불러 캔들킵을 떠나야 한다고 한다.

외모로만 보면 이모엔과 주인공은 별로 두려워할 것이 없어 보인다.

게임의 시작은 굉장히 불친절하다. 

극초반 스토리는 텍스트로 가볍게 언급하며 넘어가고, 게이머가 그 이상을 알아내기 위해서는 일단 도망부터 가야한다.

고라이온이 죽고나면 '왜, 어디로, 무엇을'에 대한 물음과 함께 일단 고라이온의 마지막 당부대로 고라이온의 친구가 기다리고 있는 주점으로 가는 것에서부터 본격적인 게임이 시작되는데, 문제는 이 부분이 처음 게임을 시작하는 사람에게 가장 큰 난관이다. (마지막 보스보다 더 강력하다)

레벨은 1, 아까 밤에 맞은 화살에 피는 닳아 있고 동료라고는 아줌마 처럼 생긴 이 게임의 히로인 '이모엔' 밖에 없다. 길을 잘못 들면 고블린처럼 생긴 녀석, 새끼 늑대 등을 만나게 되는데 다른 게임에서는 잡몹에 불과하지만 당장의 주인공에게는 가장 강력한 적이다.     

는 사망 

물론 게임 제작자는 이러한 어려움을 풀어주기 위해 배려를 해놓았지만 (이모엔을 만나는 곳에서 조금만 더 길을 따라 가면 쓸만한 동료를 바로 만날 수 있다) 하나부터 열까지 친절하게 퀘스트 일지에 지시가 나와있는 요즘 게임하고는 다르기 때문에 대부분 이 시점에 게임을 포기하게 된다.

예전에 본인도 공략집없이 엔딩보겠다고 시작했다가 때려친 시점이 바로 이 부분이었다. 이러한 불친절한 시작은 BG2도 마찬가지인데 BG1으로 이미 익숙해졌음에도 BG2 초반 부분에서 한번은 접어버릴 수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개인적으로는 RPG는 개연성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스토리만 탄탄하다면야 처음에 다소 설명이 부족하게 느껴지는 점도 스토리텔링의 측면에서 후한 점수를 주는 편이다. 

발게의 경우 무슨 노가다를 하고 어떤 장비를 맞춰서 누구를 죽이러 간다는 식의 전형적인 흐름이 떠오르지 않기 때문에 플레이할 때 다음이 기대되며 전혀 지루하지 않다. 아무것도 머리 속에 그려지지 않은 채 다음 전개로 향하게 만드는 게임인 것이다. (이러한 스토리 흐름은 엔딩까지 계속 이어진다)

포스트의 상당 부분을 게임 초반 시작에 할애한 이유는 이 부분을 넘겨야 비로소 제대로 발더스게이트의 재미를 맛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글을 읽는 사람은 부디 늑대와 기벌링이 쫓아와도 꾹 참고 고라이온이 말한 여관까지만 진행하는 노오오력을 해주길 바랄 뿐이다.

 

발더스 게이트의 진정한 매력

익숙하지 않은 그래픽, 인터페이스, 어려운 용어, 초반의 불친절함, 구린 초상화, 주인공 답지 않은 연약함 등등의 난관을 뚫고

마침내 아래 스크린 샷에 나와있는 후렌들리 암 여관 (Friendly Arm Inn)에 도착한 플레이어라면, 그리고 아직도 게임을 종료하지 않은 플레이어라면, 이제 본격적으로 발더스 게이트의 매력에 빠져들 자격이 충분하다.

원래 이 리뷰를 작성한 목적은 발게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것이었는데 글을 죽 늘어놓고보니 본래 의도와는 다른 글이 된 것 같아, 이제부터야말로 본격적으로 발게의 매력을 어필해보고자 한다. 

죽지만 않았으면 무사히 온거다

다양한 클래스 그리고 Kit

V2.0 기준 샤먼클래스까지 포함하여 11개의 클래스가 있으며, 클래스별로 특징을 가진 'Kit' 라는 하위 속성을 선택할 수 있어 더욱 선택의 폭이 넓다.

같은 클래스라고 하더라도 Kit에 따라 전투 및 육성 컨셉이 전혀 다를 수 있어 매번 플레이할 때마다 새로운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예를 들어 버서커와 검성은 같은 파이터 클래스이지만, 버서커는 육중한 갑옷을 입고 상대의 정신공격을 씹어 먹으며 전투에 임하는 말그대로 '광전사'이고, 검성은 몸빵은 안되지만 정확하고 강력한 공격 위주의 키트이기 때문에 플레이 방식에 차이가 있을 수 밖에 없다.(그 外 바바리안, 위저드 슬레이어)

또한, 일정 제약이 있지만 2~3가지의 직업을 동시에 가질 수 있는 멀티/듀얼 클래스가 존재하여 직업 선택에서 플레이어의 고민을 더욱 깊게 만든다.

게임 플레이를 안해도 캐릭터 능력치 찍고 클래스, 키트 정하다보면 2~3시간이 그냥 지나가 버리므로 캐릭 생성시에는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게임에 전략을 더해주는 각종 주문  

드루이드&사제 스펠은 7서클, 메이지 스펠은 9서클로, RPG 게임답게 굉장히 방대한 볼륨을 자랑하고 있다.

그저 쓸모없는 주문을 마구 늘어 놓고 볼륨만 늘린 게임과는 달리, 발더스게이트의 경우 단순히 주문의 데미지만 고려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의 저항력, 보호마법, 아이템, 그리고 전투상황을 고려해서 수많은 주문 중 가장 효과적인 주문을 선택해서 사용해야 한다는 점에서 게임내에 존재하는 모든 스펠에는 그 나름의 의미가 있다.

특히나 보호, 공격, 보호해제 세가지 큰 카테고리의 마법 수(手) 싸움은 단순한 썰자식 전투플레이에 익숙해진 게이머에게 큰 자극으로 다가 올 것이다.  (마법체계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면 에픽 수준의 풀파티라 해도 리치와 같이 마법에 특화된 적에게는 손도 못 써보고 몰살당할 수도 있다.)

 

플레이 타임

항상 주머니가 가벼운 게이머에게는 역시 게임의 재미와 함께 게임의 볼륨, 즉 플레이시간이 굉장히 중요하다.  기껏 큰 돈을 지불하고 구매했는데 플레이 타임이 너무 짧거나 2회차가 크게 매력이 없는 경우, 그 돈으로 차라리 치킨이나 사먹을 걸하는 후회가 들기 마련이다. 일반적인 방법으로 BG1을 플레이한다고 가정하면 엔딩까지의 플레이 시간은 대략 25시간 이상(캐릭터 생성 시간 제외)이다.

이 정도면 평균 플레이시간 수준이지만 발게는 여기서 끝나는 것이 아니다.

보통 1회차 엔딩을 봤다고 해도 빠트린 퀘스트가 더 많을 것이기 때문에 2회차 플레이까지도 새롭게 다가올 것이다.

퀘스트 뿐만 아니라 파티 조합, 클래스, 육성 컨셉에 따라서도 플레이 방식이 달라지므로 한 번 사두면 몇년 동안 생각날 때마다 즐길 수 있다.

본인도 게임 잡지 부록으로 받은 번들CD 때부터 현재 EE에 이르기까지 생각날 때마다 한번씩 엔딩을 보곤했는데 세이브파일 기준 BG1, BG2  연결플레이 회차는 약 20 회차 정도이다.

이렇게 많이 플레이 했는데도 돌아서면 또 생각나고 플레이하고 싶어지는 게임은 많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확장성

역사가 오래된 게임이기 때문에 공식 버전 外 유저에 의한 확장요소가 많이 준비되어 있다. (초상화, 아이템, 클래스, 키트, 주문, 모드 등등) 바닐라 버전을 모두 다 정복한 플레이어라면 검증된 모드만 도전해서 플레이 한다고 해도 엄청난 볼륨의 새로운 발게를 즐길 수 있을 것이다.

마음에 드는 이모엔을 취향에 따라 고르자

첨언하자면, 검증된 모드의 질은 굳이 자신이 따질 필요가 없는 것이, 이미 두터운 정통 RPG 팬들의 철저한 감수(?)를 받았기 때문에 플레이어는 무런 걱정없이 그저 즐기기만 하면 된다. 

모드에 대한 평가 및 리뷰는 기회가 되면 본 포스트가 아닌 별도의 포스트를 통해 다룰 예정이다.

  

리뷰를 끝으로 고전게임이니 만큼 리뷰도 고전적으로 마무리 하고자 한다

 

    가성비            ★★★★★      플레이 시간 기준, 치킨 생각이 나지 않기 때문에 별 5개를 주었다

  

    그래픽            ★★★            EE버전으로 넘어오면서 그래도 봐줄만한 수준으로 발전했다.

   

    플레이어 친화도 ★★              THACO? AC? 내성굴림? 1D4? 그게 뭔가요 먹는 건가요

   

    스토리            ★★★★☆      시리즈 및 확장팩을 거듭하며 약간 예상되는 부분이 생기긴 하지만 매력적인 스토리임에는 분명하다

   

   게임성            ★★★★☆   마지막 반별은 요즘 트렌드는 자유도를 중요시하기 때문에 예의상 감점을 주었다.

하지만 원래 이 게임은 자유도를 추구하지는 않기 때문에 게임성을 훼손하는 수준은 아니며, 전투, 퀘스트, 성장 등 RPG에게 게이머가 기대하는 모든 요소를 완벽히 보여주고 있다.

요즘 인기를 끌고 있는 필라스 오브 이터니티를 재미있게 플레이한 유저라면 BG1이 아닌 BG2부터 구매해서 플레이 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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