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TA온라인 인핸스드 패드와 다시 불태웠다
기다리던 GTA6는 아니었지만
인핸스드버전이 출시되었다. 10년 된 게임의 업데이트할 시간에 신작 개발에 더 힘쓰라고 일침을 놓아주고 싶었지만 대략적인 출시일정까지 공개된 마당에 그냥 즐겁게 받아들이기로 했다.
그래픽 향상? 솔직히 체감하기는 어려웠다. 뭐 옵션을 이것저것 건들어보라고 하는데 예전에 즐겼던 GTA 그래픽이 생각이 나지 않아서인지 막 우와할만한 반응을 뽑아낼만큼의 변화는없었다고 생각한다.
다만 GTA온라인이 좀 더 북적이게 된 것은 확실히 긍정적인 변화였다.
내가 잠깐 온라인을 즐길 때만해도 이미 옛날 게임 느낌이 나서 고인물들은 공개세션에서 뉴비나 죽이고 있거나 효율 좋은 콘텐츠만 파고 이도저도 아니면 자기들 크루끼리 모여서 뭔가 낄낄 거리고 놀 뿐이었다.
작업 하나 습격하나 진행 하려고 해도 정말 징하게 기다리다가 겨우겨우 사람 모여서 출발하려고 하면 뭔가 에러 떠서 다시 방폭 후 로딩의 반복이었다. 결국 폭발해서 열병까지 앓으며 GTA온라인을 접을 수밖에 없었던 아픈 기억이 떠올랐다.
그런데 다행히 로딩이 많이 개선되었다. 이제는 5분씩 기다리지 않고 한 2분 정도만 기다리면 된다. 그리고 오픈 초기라서 그랬는지 아무튼 사람이 많아서 예전에 비하면 훨씬 조직원들을 모으기가 쉬웠다. 10분정도만 자동매치 돌려놓고 여기저기 초대박으면 일단은 어떻게든 출발할 수 있는 점이 좋았다.
돈을 다른 곳에 많이 낭비한 탓에 페리코 습격을 위한 코사트카 구입까지는 못했지만 카지노 습격은 원없이 돌려봤다. 간만에 협동 플레이의 재미를 만끽해볼 수 있었다.


게임패드 꿀이네
조준은 안된다. 역시 다시 한 번 절감했다. 일단 옵션에 자동 조준이라는 강력한 보정이 있지만 세션마다 적용되는 기준이 다르기 때문에 언제든 활용할 수는 없다. 그리고 적이 자동차에 타고 있거나 내가 자동차에 타고 있는 경우에는 에임 보정이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에 앞서 말한 상황이 빈번한 온라인에서는 좀처럼 패드로는 이겨내기가 쉽지 않다.

그래도 게임패드가 꿀이라고 하는 것은 지루한 부분을 흥미롭게 바꿔준다. 싸움이 일어나지 않은 상황에서는 확실히 패드가 즐겁다. 처음에는 기왕에 산 패드의 활용처를 찾아보고자 억지로 손에 들었다면 어느 순간부터는 패드를 손에서 놓기 싫어서 웬만한 전투에서는 그냥 아득바득 패드로 진행할 정도였다.
키마로 할때는 운전이 별로 즐겁지가 않았다. 그저 빨리 목적지에 도달해서 적을 쓸어버리기만을 바랄 뿐이었다. 딱딱한 자세로 키보드를 붙들고 뻣뻣한 자동차를 어떻게든 움직이려 들뿐이었다. 그러다보니 헬기를 가장 먼저 구매했다. 최대한 이동 시간을 단축시켜보고자 하는 이유였다.
그런데 패드로 운전을 해보니 달랐다. 엄청나게 헛돌고 안나가던 고성능 스포츠카가 악셀을 살살 밟으니 거짓말처럼 앞으로 죽죽 미끄러져나가는 것이 아닌가. 핸들을 살살 돌리면서 부드러운 코너링도 된다. 갑자기 준법 정신이 투철해진다. 도로 위에 조금 더 있어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다른 노면에 들어서면 진동이 나를 반겨준다. 실제 핸들을 쥔 것과 같은 느낌이 든다!류의 호들갑은 아니지만 확실히 키마하고는 다른 매력이다.

키마는 여러가지 키를 활용해야 겨우 차체와 기체를 통제할 수 있는데 패드는 다루기 좋게 모든 키가 몰려있어 훨씬 쉽다. 키마를 할 때는 사실 운전이라고 부르기 민망할 정도로 귀찮은 부분은 대강 생략하고 그저 움직이기만 할 뿐이었다. 패드는 공중에 떠도 미끄러져도 차체를 잘 조종해가면서 앞으로 나아가는 맛이 있다.
헬기 운전이 이렇게 쉬웠나. 비행기도 이런 재미가 있었나. 인핸스드 버전 이야기가 아니라 패드로 즐기는 GTA 얘기가 더 맞겠다.
다만 확실히 전투는 키마다. 그냥 너무 고민하지 말고 운전은 패드, 전투는 키마로 정하면 마음도 편하고 게임도 즐거울 것 같다. 반드시 꼭 하나의 툴로만 하나의 게임을 즐기라는 법은 없지 않은가.

GTA6를 기다리며
인핸스드 버전은 GTA6가 아니다. 몇몇 개선점이 이루어졌다고 해도 레거시 버전의 단점을 그대로 다 가지고 왔다. 정신없이 70시간 이상 쭈욱 달렸지만 슬슬 물리는 타이밍은 예전과 같았고 물린 점도 예전과 같았다. 고인물 처럼 뭐 더이상 할게 없네 이런 말을 할 수준은 아니지만 남은 콘텐츠도 크게 다를 것은 없겠다는 생각에 처음과 같은 흥미는 더이상 일지 않는다.
여전히 불편한 인터페이스는 괴롭다. 발더스게이트3처럼 키마 전용, 게임패드 전용 인터페이스까지는 아니더라도 조금만 바꿔도 크게 개선될 것 같은데 예전과 비슷하게 거슬리는 곳이 많다. 그래도 방탄복과 스낵을 빠르게 먹을 수 있는 방법을 추가해준 것이 그나마 위안이랄까. 물론 그나마도 이동 수단에 타고있을 때는 사용할 수 없다. 달리기 조작감도 너무 급작스럽고, 이동수단들의 특수기능이나 행동액션 조작키도 일관되지 않아(어떨때는 엔터, 어떨때는 방향키 등) 도움말이 필요하다. 게임 패드 덕분에 키마에서 느꼈던 불합리함은 어느 정도 상쇄 되었으니 다시 한 번 게임 패드를 예찬하게 된다.
버그도 참 많았다. 특히 카지노 습격을 할 때 금고로 들어오고 나갈 때 가슴 졸여야만 했다. 여기저기 어찌나 튕기는지. 프레임 제한도 걸고 어쩌고저쩌고 다 하는데도 쉽지 않은 길이었다. 내 경우에 통한 해결방법은 바닥 보고 걷기 였다.

10년도 더 된 게임 왈가왈부하는 것도 우스운 일이다. 꿍시렁은 이쯤하는 것이 좋겠다.
플레이하는 동안에는 너무 즐거웠고 오랜만에 구습격을 깨니 돈 들어올 때의 쾌감도 처음 GTA가 발매된 그날처럼 밀려왔다. GTA6에서는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정말 기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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