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더스크롤온라인 무협 버전? 그 이름 연운
⏱️시간절약 3줄 요약
🍛 온갖 좋은 걸 다 섞었다고 주장하는 잡탕밥, 일단 한 술 뜨면 꿀맛
🎭 난이도 설정에 따라 액션게임이 될 수도, 소셜힐링RPG게임이 될 수도
🤡 중국식 스토리 전개, 번역, UI는 굉장한 아쉬움. 굉장함.

새로운 게임을 찾았다
겨울은 마음이 허하다. 항상 그래왔다. 그럴 때는 뜨끈한 국밥처럼 익숙한 노가다 게임을 꺼내들곤 한다. 워프레임이라든지 엘더스크롤온라인이라든지 마음을 비우고 뭔가 계속 모아나가면서 쌓이고 성장하는 느낌의 게임을 플레이하게 된다.
하지만 국밥도 언젠가는 질린다. 더군다나 이제는 옛날 그맛이 안난다. 한 술 뜨고 나면 고개가 갸웃한다. 마침 옆에 중국식 국밥집이 신장 개업했다.
연운이다. 무료게임인데다가 BM도 좋다고 하는데 중국게임이라고 해서 놀라서 한 번 더 보게 됐다. 싱글게임인지 멀티게임인지 헷갈린다. 싱글게임인데 저 정도 퀄리티에 공짜라고? 멀티게임인데 저 정도 퀄리티에 BM을 좋게 가져간다고? 중국게임이라고?
수많은 의문은 유튜브를 봐도 커뮤니티를 봐도 판단이 서질 않았다. 그저 자기들끼리 후루룹 쫩쫩 코를 박고 국밥을 퍼먹고 있을 뿐이었다.

첫인상 , 심드렁
아 역시나. 게임을 켜고 나니 화려한 이벤트 창이 반겨준다. 별 내용없는 귀찮은 전단지를 받은 기분이 들었다. '눈물의 ㅁㅁ쑈!' '사장님이 돌았어요' '폐업 처분 sale' 등등. 이거저거 눌라보라는 튜토리얼을 하면서 슬쩍 보니 역시나 UI. 너무 번잡하다. 메뉴가 너무 많다. 국밥장사가 안될까봐 김밥, 치킨, 돈까스 등등도 다 넣어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다행히 나에게는 시간이 있었다. 기왕에 다운 받은 100기가를 30분만 해보고 지울수는 없지 않은가. 다행히 캐릭터 커스터마이징은 굉장히 마음에 들었다. 이것저것 꾸미다 보니 나름 시간도 잘 갔다. 앗 안타깝게도 실컷 꾸몄던 옷과 배경은 미리보기에 불과하다. 본격적인 플레이를 시작하고 나니 강호 초출의 무난무난한 활동복을 입고 있다. 갑자기 뭔가 꾸며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상점을 한 번 들러보았다. 예뻐 보이는 것들이 많다. 가챠 돌리는 메뉴의 이름은 공명. 델타포스에서 나름 혼란한 맛을 봤던 덕분에 그래도 그나마 이제는 중국식 UI에 어느정도 적응을 한 것 같다. 여전히 정말 싫지만 그래도 예전처럼 뒤죽박죽 혼란스럽다는 느낌은 없었다. 가챠도 그렇고 상점도 그렇고 현질로 강해지는 항목은 없다.
한 술 떠보니, 오

뭐가뭔지 너무 많아서 복잡한 상태에서 바로 메인 미션을 미는 것은 좀 아니라고 생각했다. 일단은 천천히 퍼준 아이템들을 이것저것 껴보고 동네 마실을 나가본다. 여기저기서 뭔가뭔가 일들이 벌어진다. 반짝이는 것도 있고 웅성거리는 것도 있고 덜커덩 거리는 것들도 있다.




하나씩 줏어먹어 본다. 뭔가 조금씩 쌓인다. 레벨도 오른다. 조금 더 게임에 익숙해지고 세계관에 빠져드는 것이 느껴진다. 사진모드도 있어서 그냥 스크린샷만 툭 찍는게 아니라 개폼도 잡아보고 이것저것 구도도 잡아서 찍어본다. 자연스럽게 조금 더 열심히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탐험의 재미가 있다. 무협책에서 보듯이 기연을 만나 무공을 익히듯이 전혀 의도하지 않았는데 우연히 무공을 익히기도 하고 비결을 익히기도 한다. 천천히 하는 힐링 게임이라고 생각해서 공략을 전혀 보지않고 플레이하다보니 즐거운 놀람들이 가득했다.
예를 들어 내 캐릭 컨셉은 술을 맨날 마시고 다니는 강호 초출이라 얼굴도 붉게 만들었다. 마을을 좀 돌아다니다보니 싼값에 술을 잔뜩 팔고 있길래 다 사서 마셔보니!?


술을 먹어서 헤롱대더니만 갑자기 취권을 익힌다. 취권 뿐만 아니라 무슨 두꺼비를 보고 무공을 익히고 곰을 보고 태극권을 익힌다. 뭐가 더있으려나 싶은 호기심이 자연스럽게 생길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처음에는 번잡하다고 무심히 지나쳤던 것들을 하나하나 해보기 시작했다.
아픈 사람도 치료해주고 말싸움도 해보고 사이드 미션도 깨본다. 어떤 것은 웃기고 어떤 것은 그냥저냥 이었고 어떤 것은 뭔가가 또 쌓인다.
한 그릇 다 먹고 나면, 다른 생각이 안든다


퍼즐도 풀고 보스도 만나본다. 퍼즐은 뭔가 젤다 야생의 숨결이 생각 났고 단서를 얻을 때는 위쳐3도 생각났으며 보스는 뭔가 다크소울? 세키로? 같은 게임이 생각났다. 생각이 났다는 거지 그 정도의 깊이를 갖췄다는 의미는 아니다. 그런데 뭐 이미 뜨끈하게 배도 차오르고, 불만보다는 만족감이 든다.
퍼즐 자체가 막 엄청나게 즐거운 것은 아니지만 얻어내야할 것이 있기 때문에 하는 것치고는 재밌다. 손을 좀 타는 퍼즐도 있고 으레 이런 류에서 보이는 기믹을 풀어내는 퍼즐도 있다. 중간에 단서도 읽어보고 숨겨진 이야기도 찾아보고 재화도 모으다보면 어느새 퍼즐은 풀려있다. 아무리 어려워도 한 두번 정도 재도전하면 충분히 클리어할 수 있어서 스트레스를 받을 일이 없었다.
무협 하면 액션이고 전투다. 나는 일단 다크소울은 초반만 하고는 바로 접었다. 어렵고 무서웠기 때문이다. 키보드를 박살 낼 것 같은 두려움. 다행히 이번에는 패드다. 복잡한 UI에서 고전했던 패드였지만 전투에서만큼은 매끄럽게 잘 돌아간다. 손맛도 좋고 자세도 편하다. 나같이 컨트롤이 딸리는 사람을 위해 보조 패링 시스템까지 넣어줬다. 그럼에도 보상에는 차이가 없다!? 처음에는 호기롭게 보조패링이 없는 보통 난이도를 하다가 한 두번 털리고 나면 좌우를 살핀 후 난이도를 스토리 모드로 바꾼다. 스트레스를 받을 일이 없었다. 적당한 긴장감과 즐거움만이 있었다.
퀘스트도 해본다. 메인 퀘스트와 사이드 퀘스트가 있다. 사이드 퀘스트는 또 협적, 기연, 만사록 뭐시기 어쩌구 자잘하게 나뉘어있다. 그 중 협적은 좀 무게감이 좀 있는 사이드 퀘스트다. 앞서 말했다시피 그냥 지나치기 어려운 오픈월드의 유혹이 있기에 퀘스트를 집중하면서 밀기가 정말 정말 정말 어렵지만 일단 쭉 밀다보면 나름의 맛이 있다. 퀘스트 많다고 백날 자랑하는 엘더스크롤온라인의 퀘스트보다는 훨씬 성의 있다. 이 부분은 정말 놀라웠다. 엘더스크롤온라인은 다 옛날식이다. 사이드퀘스트는 재료 모아오라는 퀘가 대부분이고, 지역별 메인퀘스트는 이상현상 > 데이드라프린스 숭배집단이 배후 > 주요인물 암살 > 혼란한 상황 > 주인공이 해결 정도인데 연운의 퀘스트는 나름 신선하다. 정말 싱글 플레이를 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물론 번역이 조 금 만 더 힘 좀 내 주 었 으 면 참 좋았을텐데...


어쨌든 연운으로 오늘 하루 할당량을 다 채우고 나면 다른 게임 생각이 들지 않는다. 이미 웬만한 게임들을 한 번에 모아서, 섞어서 즐겼기 때문이다.
일단은, 내일도 먹을 예정
국밥만 먹으면 물리니까 김치같은 밑반찬도 많이 나온다. 멀티가 그런 느낌이다. 조잡해 보이기는 해도 가끔 하면 그 자체도 할만하고 보상도 주어지기 때문에 그럭저럭 할만하다.




잠시 멀티로 머리 좀 식히고 나면 다시 즐거운 노가다가 우리를 기다린다. 장비 세트도 맞춰야 하고 옵션도 붙여야하고 무공도 파워업해야하고 비결도 레벨업해야하고 심법도 돌파해야한다. 아 묘물이라는 것도 모아서 패시브도 찍어야하고 깨달음을 얻어서 또 다른 패시브도 찍어야 한다. 이래저래 한눈에 보이지는 않고 복잡해보이지만 그냥 할 게 있다 정도로만 받아들인다면 그렇게 부담스럽지 않다. 싱글 게임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또 PVP의 비중도 높으니 멀티 게임이라 볼 수도 있다. 싱글에서 할 거 다 하고 나면 PVP를 많이 한다고 한다. 아마 이 단계부터는 힐링 게임에서 극한의 경쟁으로 게임의 장르가 바뀌겠지만 나는 아직 그 단계까지는 한참 남은 것으로 보인다.
보면 볼수록 정말 이것저것 다 섞은 것처럼 보인다. 세상에 완전히 새로운 것은 없다고는 하지만 정말 다 섞여있다. 나름대로 빨리 플레이한다고 했는데도 이거저거 하다보니 50시간이 지나서야 겨우 메인스토리 첫번째 지역을 깨고 두번째 지역으로 넘어 갈 수 있었다. 물론 아직도 첫번째 지역의 모든 요소를 다 해금한 것은 아니다. 그저 스토리를 주욱 밀어서 새로운 지역을 해금한 것일뿐.
이런 게임 특징이 할게 많은 것처럼 보여서 정신없이 퍼먹다보면 문득 이걸 내가 왜 하고 있나하는 허무한 생각이 들면서 정신이 번쩍 든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일단은 여러 게임을 즐기기에는 시간도 열정도 부족한 만큼 당분간은 연운을 좀 플레이하는게 좋지 않을까 싶다.

2018.04.30-엘더스크롤 온라인(스카이림 아님) 리뷰 (1/2)
엘더스크롤 온라인(스카이림 아님) 리뷰 (1/2)
MMORPG가 고프다 언제나 그렇듯 습관처럼 스팀을 훑어보았다. 엘더스크롤 온라인 무료체험 이벤트가 보였다. 80기가라는 어마어마한 용량에 엘더스크롤이라는 명성에 빌붙는다는 이미지 때문에
koveras.tistory.com
2025.02.16-100시간만해도 만족스러운 노가다 게임(원스휴먼)
100시간만해도 만족스러운 노가다 게임(원스휴먼)
또다시 워프레임, 엘더스크롤온라인의 계절이 돌아왔던 것일까 유독 겨울은 가혹하다. 아침에 이불 밖을 나서는 일부터가 그렇다. 잔뜩 움츠러든 몸, 우중충한 하늘, 뭔가 공허한 마음이 특효
koveras.tistory.com
'게임 Review(25시간 이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 꾸준히 먹어야 맛있는 건 좋은건가 나쁜건가 배틀필드6 (0) | 2025.12.13 |
|---|---|
| 궁금한 델타포스 도대체 왜! 와이! (0) | 2025.09.21 |
| 예술가가 게임을 개발한다면 클레르옵스퀴르33원정대 (0) | 2025.07.25 |
| 해도해도 어려운, 하면할수록 어려운 아컴호러카드게임 (0) | 2025.04.24 |
| GTA온라인 인핸스드 패드와 다시 불태웠다 (0) | 2025.04.05 |
| 100시간만해도 만족스러운 노가다 게임(원스휴먼) (0) | 2025.02.16 |
| 게임은 침대에 누워서 패드로 즐겨보자(발더스게이트3) (2) | 2025.01.26 |
| 그냥 힐링이 아니라서 더 좋았던 잠수게임(데이브 더 다이버) (0) | 2024.12.14 |
| 망겜이 되기도 전에 이미 접었는데 왜 지금은 재밌지(헬다이버즈2) (0) | 2024.10.10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