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루종일 일한 자세와 똑같은 자세로 게임을 하는 건 괴로운 일이다
  • 진동의 손맛과 키마와 다른 조작감에서 오는 신선함
  • 게임패드가 더 어울리는 게임이 있다

 

잇테이크투 벌집
잇테이크투 전기공 굴리기 퍼즐
잇테이크투 다양한 시점 플레이

 

 

무더운 여름 잇테잌스투를 플레이 했다

무더운 여름을 맞이하여 스팀에서 푹푹찌고 있는 오래된 게임들을 살펴보았다. 사놓고 묵혀둔 게임 중에 잇테이크투가 눈에 띈다. 8bitdo 얼티메이트 블루투스를 2개 구비하기 전에는 할 엄두가 안난 게임이다. 공간도 불편하고 화면도 작고 뭔가 갖춰야할 것이 많은 게임이라 할인 때 사놓고는 플레이하지 못했다.

 

그러나 이제는 팔얼블 게임패드 2개와 삼성 스마트 티비가 있다. 거실에는 소파가 있고 침실에는 침대가 있다. 때이른 여름휴가 동안 느긋하게 즐길 여건은 충분한 것이다.

 

정신없이 다 깨고 보니 18시간 정도의 플레이 타임이다. 리뷰를 써서 뭐라뭐라 하기에는 부족한 플레이타임이다. 다만 개인적인 소감정도는 말할 수 있겠다. 

 

요즘에는 스토리도 연출도 너무 복잡한 것만을 추구하는 추세인것 같다. 혹자는 감독병, 예술가병이라고 비난하기도 하지만 좋은 작품에는 으레 대중이 이해하기 어려운 '뭔가뭔가'를 숨겨두게 마련이다.

 

잇테이크투는 그런것이 없어서 오히려 요즘 세상에서는 더 신선하다. 보자마자 엔딩이 보이고, 연출의 의도와 메시지가 명확히 보인다. 그래서 좋다. 아무생각없이 그냥 먹여주는대로 받아먹고 즐기기만 하면 된다. 게임이건 영화건 드라마건 간만에 이렇게 몰입해서 빠져든 콘텐츠가 없었던 것 같다.

 

우정, 애정 파괴 게임이라는 악명?과는 다르게 난이도도 게임 초심자가 하기에도 적당하다. 마냥 쉽지만은 않지만 사람을 주저앉히지도 않는다. 재도전의 기회는 무제한이고 체크포인트도 후하다. 또 한사람만 살아있어도 다른 플레이어가 부활할 수 있기 때문에 자기만 잘하면 남을 캐리해줄 수 있다. 애꿎은 초심자 탓하지말고 자기만 잘하면 된다.

 

그리고 패드 지원이 완벽하다. 완벽한 1차 여름휴가를 만들어 주었다. 게임패드 덕분인지 잇테이크투 덕분인지 둘 덕분인지 아무튼 완벽했다.

 

느-긋

잇테이크투 거대 도토리
잇테이크투 대전격투 게임

 

사각빤스와 나무판떼기로 만든 비행기 위에서 혈투가 벌어진다. 그 사이 잘 보면 내 캐릭터는 운전을 하고 있다. 상황은 급박한 것 같은데 상황도 웃기고 분위기는 느긋하다. 게임이 의도한 바 자체도 편안한 환경과 분위기겠지만 게임패드가 이를 더 도와준다.

 

돌이켜보면 책상에 앉아 키보드와 마우스로 게임을 한 시간보다 일을 한 시간이 더 많아졌다. 이제 몸은 키보드와 마우스를 잡았을 때 흥분과 기대감을 불러일으키기 보다는 습관처럼 짜증과 권태로움을 맞이할 준비를 한다. 

 

보다 나은 기록, 실적 쌓기, 재화 벌기, 경쟁에서 승리하기 등등 게임은 여전히 게임다운데 플레이어가 게임을 게임으로 받아들이지 못하게 된 것이다. 꼿꼿이 앉아서 신경을 곤두세운 채 마우스를 돌려가며 적을 찾고 키보드로 적을 향해 전진한다. 길어야 2시간 짧으면 1시간도 채 플레이를 유지하지 못하고 다른 사람이 플레이하는 거나 보러가게 된다. 그러고 나면 게임을 다시 켜기도 어렵다.

 

그런데 패드는 다르다. 패드를 잡는 순간 자세부터 다르다. 소파에 푹 기댄다. 허리에 안좋다고는 하지만 원래 몸에 좋지 못한 자세가 편한 법이다. 허리받침대도 치우고 팔꿈치도 내려 놓는다. 다리는 어디에 뒀는지도 모르게 아무데나 둔다. 스팀의 빅픽쳐모드를 켜본다. 패드로 움직이는 스팀을 보고있자니 옛날 옛날 콘솔로 게임을 플레이하던 시절이 떠오른다. 

 

게임플레이를 하다 깜빡 잠이 든다. 한숨 자도 여전히 해는 떠 있다. 완전히 일어나기는 애매한 그런 상황. 티비거치대를 침실로 질질 끌고 온다. 2차전이다. 게임을 켜는 것이 부담되지 않는다. 데이브 더 다이버를 게임패드로 즐겼을 때와 같다. 아무리 아파도 패드와 함께라면 게임을 켤 수 있었다. 그래서 회복이 늦어졌는지는 몰라도 나에게는 좋은 기억이다.

2024.12.14-그냥 힐링이 아니라서 더 좋았던 잠수게임(데이브 더 다이버)

 

그냥 힐링이 아니라서 더 좋았던 잠수게임(데이브 더 다이버)

몸이 너무 아파서몸이 너무 아팠다. 독감도 아니고 코로나도 아니라는데 감기가 된통 걸린 탓인지 엄청나게 아팠다. 며칠 거의 뭐 사경을 헤매는 듯한 느낌으로 누워있다가 겨우 정신을 차렸다.

koveras.tistory.com

 

잇테이크투를 플레이하면서 살짝 짜증 비슷한 것이 날 때도 있었다. 스토리가 좀 늘어지는 것 같을 때도 있었고 퍼즐이 잘 풀리지 않을 때도 있었다. 키마였으면 진즉에 딸칵-탁-따락탁 해서 삭제해버렸을 거다. 그런데 이번에는 느-긋하게 즐길 수 있었다. 여기저기 더 둘러보고 생각도 해보고 앉아서 도란도란 서로의 생각도 나눠보았다. 시간은 좀 더 걸렸지만 공략은 일절 보지않고 클리어할 수 있었다.

잇테이크투 두더지 무서워

 

어느덧 아쉬운 클리어. 게임의 엔딩을 보고 나니 여운이 짙게 남는다. 게임을 더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느때하고는 완전히 다른 기분이다. 내일을 맞이할 걱정에 빨리 가서 눕고 싶어했었는데 게임패드 덕분에 이미 누워있다. 여기서 조금 더 플레이한들 해가 될 건 없을 것 같다.

 

헬다이버 패드 플레이 자이로 적용

 

민주주의 전도사 헬다이버 등장이다. 잇테이크투 덕분에 어느정도 패드에 익숙해지고 나니 욕심이 생겼다. 총싸움도 할 수 있을 것 같다. 보통 패드는 자동조준과 보정을 사용하는데 헬다이버즈는 보정이 그렇게 강하지는 않은 것 같다. 그럼에도 패드로 플레이하기에 나쁘지 않았다. 

 

자이로 덕분이다. 스팀인풋 덕분이다. 내가 산 팔얼블은 블루투스로 연결하면 닌텐도의 프로콘으로 인식하면서 키배열이 바뀌고 자이로기능을 사용할 수 있게 된다. 키배열은 스팀인풋에서 바꿔도 되고 패드 자체 펌웨어에서 배열을 변경해도 된다. 스팀인풋에서 자이로에서 자이로스틱모드나 마우스모드 둘중 아무거나 자신의 손에 맞는 모드를 켜고 게임에 진입해보자.

 

내 경우에는 새로 구매한 해먹에 누웠다. 나의 미세한 움직임에 해먹이 흔들흔들. 에임도 흔들흔들. 그래도 걱정은 없다. 나머지는 썩은 고인물들이 해결해준다. 그저 나는 내 눈앞의 적에게 죽지 않고 오브젝트만 잘 달성하면 된다.

 

키마만큼 게임을 잘 할 수 있다는 말은 아니다. 하지만 보다 편하고 재밌게 플레이할 수 있다. 경쟁게임이 아니기 때문이라서 그렇다. 내가 다소 못해도 헬다이버즈는 문제 없다. 어차피 혼자서도 10레벨 맵을 깨는 굇수들이 우글우글하다. 민폐가 되지 않는 선에서 나는 그냥 게임을 즐기면 된다. 그렇다고 해서 게임패드 플레이가 마냥 뒤떨어지는 것도 아니다. 앞서 말했다시피 자이로가 굉장하다. 초장거리는 문제가 좀 있지만 단거리 중거리에서는 솔직히 내 실력 기준으로는 키마와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갑자기 튀어나온 적에게 패드를 휘두르며 총 쏠 때 부르르 떨려오는 손맛을 느껴보면 정말 게임을 플레이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오히려 조작이 편할 때도 있다. 스트라타젬을 불러올 때 키마에서는 마우스에서 손을 떼고 방향키를 눌러줘야 하는데 게임패드에서는 그럴 필요가 없다. 약간의 설정을 해줘야 하지만 스트라타젬을 호출하는 왼쪽범퍼키를 누르고 있는 동안에 XYAB키를 방향키로 작동하게 할 수 있어서 이질감없이 스트라타젬을 마구마구 소환할 수 있다. 

 

그렇게 오랜만에 헬다이버즈2를 즐길 수 있었다. 

 

하지만 패드로 끝끝내 어려웠던 게임도 있다. 아무리 용을 써봐도 불편하거나 이상하거나 안되는 게임이 있었다. 개인차는 있으리라 생각한다. GTA5(온라인)과 사이버펑크였다. 보통 왼쪽트리거 키에 자이로기능을 할당하는데 두 게임 모두 이동수단을 이용할 때는 왼쪽트리거키가 브레이크역할을 하는지라 브레이크를 밟을 때마다 자이로기능이 켜져 카메라가 왔다리 갔다리 한다. 그리고 왼쪽범퍼키에서도 자이로가 필요하다보니 마냥 편하게 자이로를 설정하기가 어렵다.

 

자이로 모드를 껐다켰다 하게끔 설정해봐도 상황은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 헬다이버즈는 아무래도 쏘는 것에 집중하다보니 자이로가 섬세해서 이질감이 없었는데 앞서말한 두 게임은 콕집어 말하기는 어렵지만 자이로 느낌이 이질적이라서 활용하기 어려웠다. 자동조준을 빡세게 지원하기 때문에 오히려 이쪽이 패드에 더 적합하다는 사람들도 있지만 내 경우에는 자동조준은 뭔가 좀 어색하다. 총쏘는 느낌이 덜하다고 해야 할까. 물론 운전은 패드가 압도적으로 좋다. 악셀을 살살 조절해가면서 밟을 수 있다는게 정말 큰 메리트다. 예전에 GTA를 플레이하면서 도대체 스포츠카를 왜 모는지 이해를 못했었는데(키마는 항상 풀악셀이라 첫출발시 엄청 미끄러진다) 패드로 몰아보고 나서 고개를 끄덕였던 기억이 난다.

 

2차 여름휴가를 앞두고 게임패드에 어울리는 게임을 찾아본다. 아무래도 삼국무쌍을 하게 되지 않을까. 이사람 저사람, 여기저기에서 게임패드에 어울리는, 여름 휴가에 어울리는, 느긋함에 어울리는 게임을 물어물어 찾아봐야겠다.

 

반응형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