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은 항상 엄혹하다

이상하게도 매년 겨울, 어느새 10년 넘게 엄혹한 겨울을 보내고 있다. 시간이 없다기 보다는 마음에 여유가 없고 추운 날씨 탓인지 몸도 한 껏 움츠러들어 있다. 따땃한 조명아래에서 푹신한 의자에 느긋하게 앉아서 힐링 게임을 즐기고자 하는 마음이 일어난다. 그 때 찾아 낸 것이 연운이었다. 이번 겨울은 연운과 보낼 생각이었다.

2026.01.01-엘더스크롤온라인 무협 버전? 그 이름 연운

 

엘더스크롤온라인 무협 버전? 그 이름 연운

⏱️시간절약 3줄 요약🍛 온갖 좋은 걸 다 섞었다고 주장하는 잡탕밥, 일단 한 술 뜨면 꿀맛🎭 난이도 설정에 따라 액션게임이 될 수도, 소셜힐링RPG게임이 될 수도🤡 중국식 스토리 전개, 번역

koveras.tistory.com

 

연운의 재미보다 겨울의 추위가 더욱 거셌던 탓일까. 100시간 정도를 넘어서고 나니 예의 '그 단계'가 왔다. 열심히 심력도 소모하고 자원도 캐고 여기저기 돌아다니다가 문득 이걸 왜 하고 있나하는 생각이 든 것이다. 머리로는 그냥 생각하지말자고 하지만 이미 가슴이 그 단계를 느껴버렸다.

 

아마 외로워서 일지도

연운의 장점은 느슨한 멀티 게임이라는 점도 있다. 외형이 주요 BM인 이상 멀티 요소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초반에는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과 웃긴 동작을 취하거나 함께 콘텐츠도 진행했던 기억이 난다. 그런데 어느순간 혼자하고 있거나 AI와 함께일 뿐이었다. 이제는 사람들이 문파나 디스코드 같은 커뮤니티로 정착을 했나보다. 나처럼 1주일에 하루이틀이나 길게는 2주일도 접속을 하지 못하는 사람은 들어앉을 곳이 없다. 그래서 알비온 온라인도 접었는데 연운도 아쉬움을 남긴 채 떠나야 할 것 같다. 아예 엘더스크롤온라인처럼 오래된 게임이면 이미 나올 것이 다 나와서 더 이상 '최고!'가 되기 위해 계속 접속할 필요도 없이 느긋하게 해도 되지만 아직까지 연운은 심력(다른 게임의 피로도 개념) 소모가 아쉬울 정도로 파밍 콘텐츠가 남아있다.

 

함께 해야 즐거운 게임인데 함께할 사람이 없다.. 라기 보다는 내가 함께 해줄 수 없어서 아쉽다. AI와 함께 레이드 콘텐츠를 플레이하다가 흐름을 놓치고 멀찍이서 AI끼리 치고박고 싸우는 모습을 보게 되었을 때 느낌이 왔다. 

 

다들 이제 공방은 싫어한다. 게임이 어려운 것도 아니고 파훼법도 다 나와있는데 굳이 바보들과 함께 효율이 떨어지게 맨땅에 헤딩하는 불쾌한 경험은 하고 싶지 않을 것이다. 발목잡히는 기분도 충분히 이해가 간다.

 

워프레임처럼 아예 게임이 쉬워버리든지 하지 않는 이상 공방이 살아나기는 어려워 보인다. 설계부터 혼자 하는 게임이었으면 모를까 멀티 맛을 좀 봤는데 이제 더 이상 맛보기는 어렵다고 하니 괜시리 마음 한켠에 찬바람이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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