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이보다 더 무서운 쥐가 있다?

할인 맞이 토탈워 DLC 구입

구정을 기다렸다. 전에 미처 사지 못했던 DLC  할인을 기다린 것이다. 게시판 글을 보면 어떤 DLC를 살까 많은 고민이 있지만 내 경우에는 기준이 명확했다. 할인율 50% 이상 DLC를 구매했다. 선지자와 워록, 여왕과 노파, 뱀파이어 해안의 저주 3가지다. (토탈워 워해머2 첫 구매 리뷰)

어차피 결국에는 모든 DLC를 사게 될 것이라는 느낌이 아주아주 강하게 들었다. 그래서 싼 값에 풀리는 녀석 순으로 하나씩 구매해가는 계획을 세웠다. 워해머3 출시가 확정되었기 때문에 1, 2, 3 통합 콘텐츠도 나올 수도 있고, 3 출시기념으로 큰 할인 행사를 할 수도 있다는 기대도 해본다.


내가 직접 까서 먹는 대게 요리


일단 단점부터 다뤄야겠다. 실컷 장점을 말하다가 뒤에 아쉬운 부분을 말하면 의도와 다르게 비추천하는 것처럼 보여서다. 오리지널만 플레이 해봤을 때는 튜토리얼 중이라 잘 몰랐던 단점이 눈에 띄었다.


워해머의 가장 큰 단점은 재미는 있는데 불편하다는 점이라고 생각한다. 수십시간의 튜토리얼 끝에 어느정도 익숙해지긴 했지만 단순히 익숙해진 것 뿐이라서 아쉬움은 여전히 남는다. 

의외로 많은 컨트롤이 필요함에도 인터페이스가 불편하다. 워해머는 싸움 붙여놓고 마냥 느긋하게 전쟁을 구경하는 게임이 아니다. 오히려 단단히 버티는 모루 역할을 하는 부대를 제외하고는 온갖 종류의 병종을 계속 신경 써줘야 하지만 인터페이스가 부족하다. 진형과 위치가 중요한 게임 특성상 웬만한 부대명령은 일일이 수동으로 해줘야(근접한 적 반응 등) 하기 때문에 이런 단점이 더 도드라진다.

제작사에서 의도한 바 인지는 몰라도 단축키가 없는 명령도 많고(부대 진형, 영웅 고유 스킬 등) 또 어떤 것은 단축키가 너무 세세해서 그냥 마우스로 해버리는게 더 편한 명령도 많아서 결국 단축키보다는 마우스 활용이 압도적으로 많아 컨트롤 할 때는 열심히 마우스를 휘저어야 한다.

캠페인과 전투 양쪽 공통적으로 카메라가 불편하다. 시점 이동 방식이 거슬린다. 미니맵에서 어느 한 지점을 찍거나, 특정 부대나 영웅을 찍어서 시점을 옮기는 경우가 많은데 시점이 바로 원하는 곳으로 전환되는 것이 아니라 주우우우우우우우욱 스크롤해서 이동한다. 컴퓨터 부하 등 기술적인 문제일 수도 있겠지만 굳이 왜 이런 방식인지 모르겠다. 캠페인 맵, 전장 맵 모두 곳곳에 퍼진 군주나 부대를 지정하기 위해서는 드르륵드르륵 줌아웃 해서 어디있는지 보고 클릭해서 주우우우욱 스크롤해서 이동하다보니 어느순간 좀 피곤할 때가 있다. 물론 군주 및 영웅창, 부대선택창이 있긴 있지만 얘가 어디에서 뭘하고 있는 애인지는 바로 알 수가 없기 때문에 결국 일일이 보고 선택하고 명령을 내리는 게 더 편하게 된다.

뭔가 조금씩 불편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 외도 은근히 많다. 아이템 추종자 일람 부재, 영웅 및 군주 관리(아이템 착용, 스킬 찍기), 영지 관리, 캠페인 맵 이동 등등 전투 위주 게임이라 망정이지 문명같은 게임이었다면 벌써 때려쳤을 것 같다. 그냥 고기랑 야채랑 다 넣고 끓여서 맛나는것만 쏙쏙 빼먹는 샤브샤브(문명확장팩 리뷰)가 아니라 다리도 자르고 따개고 뚜껑도 뜯고 살도 긁어내야 비로소 달큰~한 맛 한번 볼 수 있는 대게 같은 게임이 아닌가 싶다. 

그래서 안 먹냐고요

쥐를 가지고 맘모스도 상대해볼 수 있다


아주 좋다. 전에 썼던 포스팅에서는 구매하지도 않은 DLC 관련 콘텐츠가 게임 내에 구현되어 있는 것이 불편하다고 썼는데 말그대로 좀 헷갈리는 것 빼고는 오히려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나의 부대를 요리조리 운용해서 상대를 박살내는 것이 큰 재미인 만큼 내가 가지고 있는 유닛도 중요하지만 상대 유닛도 중요한데 DLC를 구매하지 않아도 적으로는 나오기 때문에 콘텐츠가 공짜로 늘어나는 셈이다.

일반 유닛 업그레이드인 유명연대는 또 다른 재미다
근엄한 근위쥐돌병 근-엄


극악한 상대방의 강력한 DLC유닛을 보고 있노라면 구매욕구도 저절로 솟구친다. 그치그치.
처음 엔딩을 본 팩션이 리자드맨이었는데 스케이븐이라는 쥐인간 팩션이 너무너무 거슬렸다. 우리 육중한 근육사우르스들이 우르르 몰려가서 좀 뚜들겨줄만 하면 도망가고 저 멀리서 푝푝 쏴대는데, 아니 쾅쾅 쏴대는데 그 포격 앞에 울부짖은 전투가 한 두번이 아니다. 너무 열받아서 내가 스케이븐을 골랐는데 '그' 유닛이 없다.  선지자와 워록 DLC에서 추가되는 유닛이라고 한다.

그 때는 결국 리자드맨으로 돌아갔지만 구정은 왔고 DLC도 샀다. 큰 몽둥이를 든 로봇을 손에 쥐고 연신 '뚜쉬 뚜쉬' 입으로 소리를 내며 재밌게 놀았지만 갑자기 새로운 장난감이 눈에 띈다. 몽둥이가 아니라 레이저 검을 들고 있다. 스타워즈 처럼 '윙, 위잉' 소리를 내며 가지고 놀면 더 재밌을 것 같다. 엄마에게 졸라보지만 '장난감이 몇 갠데 또 똑같은 장난감을 더 사려고해!!!'라는 냉정과 열정의 거절. 조르다조르다 울며 조르다 결국 지쳐 한방울 툭 떨어지는 눈물과 함께 중얼거림. '레이저 검인데… 2단 변신도 되는데… 똑같은 장난감 아닌데...'  갑자기 옛날 생각이 났다. 

본 둠플레이어는 업그레이드도 됩니다.
화기반도요


선지자와 워록 DLC에서 제공하는 스케이븐 유닛은 단순 레이저검, 2단 변신 수준이 아니다. 광고에서 '※연출된 장면입니다. 본 완구는 수동입니다.'라는 경고 메시지와 함께 보여주는 멋진 장면에서 경고 메시지를 뺀 수준이다. 새로 추가된 군주는 핵폭탄을 만들 수 있다. 개틀링 건도 쏜다. 저격총도 쏜다. 그림자와 검 DLC에서는 박격포까지 추가됐다고 하는데 아직 사질 않아서 어떤지 잘 모르겠다. 제작사에 이미 쥐돌이 지하제국이 건설돼서 쥐인간이 지배하고 있다는 어이없는 음모론이 진짜가 아닌 이상 선지자와 워록 DLC에서 이미 이런 사기급 유닛이 추가됐는데 설마 또 엄청 강한 유닛이 추가 됐을까 싶다.

잘발달된 과학은 마법과 같다? 마법보다 세다


선지자와 워록에서 추가된 새 군주인 이킷클로로는 엔딩을 보았지만 다른 DLC콘텐츠는 아직도 제대로 해보지 못했다. 리자드맨에 새로 추가된 유닛도 해보면 뽕이 가득 차오를 것 같다. 

지금은 하이엘프를 플레이해보고 있는데 여왕과 노파DLC를 구매하기전에 플레이 해본 적은 없어서 상대적으로 뽕은 덜 차오르는 것 같다. 하이엘프라는 팩션 자체가 초보자용 팩션답게 어느 한쪽으로 특화되기 보다는 평범함이 '특징'인 팩션이기 때문이다.  워낙 특이한 장난감이 많은 워해머다 보니 평범함도 특징이 될 수 있어서 그런지 생각한 것보다 훨씬 더 즐겁게 플레이 하고있다. 전판에서는 개틀링 쏴대고 핵폭탄 날려대다가 정상적으로 모루 세워놓고 뒤에서 궁병 쏘고 충격기병으로 달려들고 영웅과 괴수가 한바탕 난동 부리는 전쟁을 하니 또 '색다른' 재미가 느껴진다.

전쟁도 아름다운 곳에서 하니까 또 느낌이 다르다


처음에는 다 똑같은 팩션, 유닛 왜 돈을 주고 사야 하는지 반감이 들었다. 오리지널만 즐겨도 충분하다고 생각한 때도 있었다. 아니다. 어른이 된 이상 어렸을 적 아쉬움을 되풀이 할 필요는 없다. 비록 누군가에게는 똑같은 장난감으로 보일지 몰라도 뚜쉬뚜쉬에서 뾰뾰뿅, 우루루쾅으로 변한다는 점에서 나에게는 완전히 다른 장난감이다. 

이킷클로, 강림


오리지널을 충분히 즐겁게 즐겼다면 DLC도 분명히 대만족일 것이다. 할인할 때 사는 것을 강력히 추천한다. 돈값을 못해서가 아니라 다음 DLC를 위해서다. 뱀파이어해안의 저주는 아직 한번도 못해봤다. 그러고보니 오리지널 팩션인 다크엘프도 못해봤다. 급한 마음에 정가에 다 사봐야 어차피 다 플레이 해보지도 못한다. 추천하는 할인율 기준은 50% 이상. 할인할 때마다 한 두 개씩 지르다 보면 3도 나오고 3 DLC도 나오고...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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