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키스와 눈밭에서 즐거운 시간

세줄 요약

원청(카오스)보다 강한 하청(비스트맨) 팩션 초보자에게 강력 추천

고오급 레스토랑에서 마주친 친근하지만 자극적인 떡볶이 같은 팩션

하지만 고오급 메뉴 부럽지 않은 깊이와 맛이 있다

The silence & The fury 침묵과 분노 DLC만 사도 될까?

침묵과 분노는 워해머2DLC다. 황동황소 타우록스 전설군주가 추가된다. 얘는 필멸의 제국 뿐만 아니라 워해머2의 캠페인인 볼텍스의 눈에서도 플레이할 수 있다. 비스트맨은 시스템이 개편되면서 '공포'라는 자원을 모아서 비스트맨의 전설군주를 영입할 수 있다. 이 때 워해머1DLC인 call of the Beastman 비스트맨의 부름 DLC가 없으면 다른 3명의 전설군주를 영입할 수가 없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비스트맨의 전설군주는 하나하나가 다른 종족과는 다르게 컨셉도 좋고 개성이 넘친다. 추가되는 것은 전설군주 3명 뿐이라 돈낭비라 생각될 수 있지만 쩌는 유닛 겸 진영을 3개 더 받는다고 생각하면 충분히 지를만하다. 처음에 침묵과 분노만 사서 플레이하면서 느꼈지만 비스트맨의 부름 DLC가 없으면 너무 허전하다. 전설군주 영입했을 때의 뽕맛이 참 좋다. 기왕에 침묵과 분노를 산다면 비스트맨의 부름도 구매를 강력 추천한다.
DLC가 없으면 공포의 보상에서 다른 전설군주를 영입할 수 없다

비맨은 베스트맨으로 대체되었다

기다린다. 숨 참는다. 햄탈워3를 무려 예약구매한 이야기다. 그때까지 뭘로 버틸까 하는 걱정이 들었다. 결국 햄탈워2를 할 수 밖에 없다. 1편의 팩션인 제국과 그린스킨은 내 취향은 아니었다. 뱀파이어카운트는 시도도 안해봤다. 솔직히 리자드맨 말고는 어느 팩션 하나 녹록한 종족은 없었다. 초보인 나에게는 다 어려웠고 물론 여전히 재미는 있었지만 플레이에 따르는 피로도는 커져만 갔다.

게임은 안 키고 커뮤니티에 상주하는 시간이 점점 더 길어질 무렵 다들 비맨비맨 거리며 자기들끼리 즐겁게 놀았던 옛날 글들을 보았다. 강하다강하다 하는 여러 종족을 해봐도 너무 어려웠는데 밈으로 놀림까지 받는 종족을 골랐다가는 큰일 나겠다 싶기도 하고 또 별도의 DLC를 구매해야하는 터라 아예 생각도 안하고 있었던 비스트맨에 대한 이야기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비맨소리는 쏙 들어간 것도 같이 발견할 수 있었다. 황동황소 타우'록'스를 보니 뭔가 더 이상은 놀리기 어려운 체급으로 보였다. 단순 무식 터프함을 보여주는 것 같았다. 하지만 또 속는 것은 아닌가 하는 걱정도 앞섰다.

그린스킨? 생각만큼 녹색물결을 보여주지 못했고 터프하지 못했고 빠르지 못했다. 와아아아아!로 물량이 쏟아지면 캠페인 이동속도가 느려져서 답답하고 와아아아아아!가 없으면 빠르긴 했지만 전투내에서 와아아아아!가 안터지면 또 생각만큼 세지 못했다. 타이밍도 잘 노려야하고 내정도 약한만큼 내정에 오히려 신경도 좀 써줘야하는 등등 초보인 내가 다루기는 어려웠다.

스케이븐? 쥐떼 물량전을 기대했다. 고기방패들이 끝없이 쏟아지고 상대 고급 병종은 썰다썰다 지쳐서 활력이 떨어진 채로 평소라면 상대도 안됐을 쥐떼에게 결국 박살나는 그런 그림을 꿈꿨지만 그놈의 추가군단 유지비 패널티가 너무 커서 저티어 병종이라 하더라도 군단을 함부로 꾸리기가 어려웠고 물량전은 커녕 아주 미세한 컨트롤을 필요로 하는 화기반, 포병전이 주를 이루었다. 물론 재미는 있었지만 쉽지는 않았다.

리자드맨? 토탈워 워해머 시리즈로 멱살 잡고 입문 시켜준 리자드맨 이제는 놓아줘야 할 때가 온 것 같다. 땀내나는 모루진과 멋진 괴수를 보유한 리자드맨은 단순무식강함으로 어려운 토탈워라는 게임을 비교적 쉽게 정리해주었다. 찬가죽(cold leather) 리자드맨은 강하고 우직하다. 손이 느리고 전술은 그다지 신경쓰지 않는 나에게는 딱 맞았다. 하지만 답답할 때도 있었다. 혹시나 비싼 병력을 잃으면 강했던 만큼 빈자리도 크고 비용도 큰 지라 결국 후반에는 조심조심 승부가 확실해질 때까지는 소극적으로 플레이할 수 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뜨거운 몸뚱아리 하나 믿고 세상을 향해 돌진하는 최상고사나이비스트맨을 DLC를 샀다. 비스트맨처럼 과감하질 못해서 처음에는 타우록스만 샀다. 그런데 너무 재밌어서 30턴 정도 플레이 한다음에 바로 워해머1부에 속한 비스트맨 DLC까지 마저 샀다. 설날 할인 너무 고맙다.


정확히 어떤 점이 최상고인가

시원하다. 전차로 밀고 나간다. 보병으로 밀고 나간다. 기병으로 밀고 나간다. 들이받힌 상대의 뒤통수에서는 여지없이 떡볶이 국물이 튀어 오른다. 비스트맨은 기본적으로 모두 이동속도가 상당히 빠르다. 다른 종족에서는 쏘고 빠지는 얍삽한 스커미셔 병종에서나 제한적으로 가지고 있는 선봉배치 특성도 비스트맨은 웬만한 병종은 이미 가지고 있거나 연구를 통해 얻거나 군주 특성을 통해 부여받을 수 있다. 그래서 일반 야전에서도 이게 매복인지 정규전인지 구분이 어려울 정도로 적을 에워싼 채로 게임을 시작할 수 있다. 적 궁수 앞에 미노타우르스가 배치된 순간 이미 게임은 끝났고 떡볶이 요리방송만 감상하면 된다. 기본 태세가 매복공격이 확률적으로 발생하기 때문에 흐뭇한 수동전투를 즐길 수 있다.

호쾌하다
호러하다

모든 건설과 생산활동이 다 1턴만에 끝나는 점도 시원한 맛에 일조한다. 병력을 잃을까 두려워 전전긍긍하며 조심스레 플레이하는 것은 최상강남자 비스트맨에게는 어울리지 않는다. 그냥 들이받는다. 언고어라고 하는 하위 병종에게는 심지어 소모품 특성이 달려있어서 더 부담이 없다. 궁수도 지킬 필요가 없다. 궁수를 선봉 배치해서 몇 발 쏘고 있으면 상대 기병이 좋다고 달려들게 되는데 이때 뒤통수에 말발굽을 각인 시켜주자. 스펠, 아이템 등 유닛을 강력한 유리대포로 만들어주는 수단도 많이 있는데 이를 적극 활용해서 적을 도륙해보자. 누가 이겼는지 모를 정도로 사상자가 쏟아졌다고 하더라도 상대는 모집에 1턴에서 3턴, 주변에 건물이 없다면 길게는 6턴까지도 걸리지만 비스트맨은 병종 티어에 관계없이 바로 다음 턴에 다시 음뭐어어어엌하면서 몰려온다. 다른 종족을 할 때는 AI와 병력을 교환하는 전투가 큰 스트레스라 전투가 메인인 게임에서 전투를 피하고 싶어지는 경우가 종종 생기는데 비스트맨을 통해 시원하게 전투 공포증을 몰아냈다.

전투 배치 끝
먹이를 노리는 비스트맨
먹이가 되려는 리자드맨(뒤에 비스트맨 무리가 보인다)

캡시스템이 캡 좋다. 앞서 다른 햄탈워 포스팅에서도 다뤘듯이 군단이 추가 될때마다 15%씩 늘어나는 추가군단 유지비는 햄탈워의 가장 큰 문제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비스트맨에게는 이러한 추가군단 유지비가 없다. 대신 플레이 진척도에 따라 기본 군단 수가 제한되고 '공포' 자원으로 추가적으로 해금할 수 있다. 추가군단 유지비가 없으니 고급 병종으로만 꾹꾹 눌러 담은 군단을 운용하게 되면 너무 강하기 때문에 이를 방지하기 위해 병종마다 캡 제한을 걸어 밸런스를 맞췄다. 모집을 해금하기 위해서는 플레이 진척도를 늘려야 하고 모집 수용량을 늘리기 위해서는 공포로 수용량을 구매해야 한다. 처음 접해본 시스템인데 매우 만족도가 높았다.

하지만 자전비가 그다지 좋지 못해 수동전투가 많다

캡시스템으로 인해 고티어 병종 쏠림 현상이 줄고 모든 병종을 골고루 활용하게 된 점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 온라인 게임을 하다보면 참 아쉬운 점이 재밌게 즐겼던 저렙 던전은 결국 버려진다는 것이다. 추억이 어려있던 던전은 게임이 발전해나감에 따라 점점 버려지고 고렙 던전에만 유저가 몰린다. 그 고렙 던전도 다음 업데이트가 되면 또 버려진다. 햄탈워 대륙에 첫발을 디뎠을 때 동고동락하며 군주를 목숨 바쳐 지켜주었던 농노, 슬레이브, 스킹크, 고블린 등등은 엔딩의 영광을 함께 맞이하지 못하고 버려진다. 1등 공신으로 늠름한 자태를 뽐내는 것은 죽 늘어선 영웅 스팸군단, 괴수 스팸군단, 드래곤 스팸군단, 스팀탱크 스팸군단 등등 이다. 붙었다 하면 무조건 결정적 승리를 가져다주는 무적의 군대이기 때문에 군주의 지휘없이 그냥 자동전투로 돌릴 수 있어 입안의 혀처럼 편하다. 게임 피로도가 높아지는 후반부에는 그런 존재에게 마음이 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하지만 이런 플레이 흐름은 편하기는 해도 결국 지루함을 불러올 수 밖에 없다. 비스트맨의 경우에는 캡제한으로 인해 이러한 스팸군단을 구성하기 어려워 여러 병종을 골고루 활용해서 효율을 뽑아 먹어야 한다. 누군가에게는 불편하고 답답할 수 있지만 나에게는 다채로운 컨셉플레이가 가능해서 좋았다. 중저티어라고 해도 앞서 설명했다시피 비스트맨 특성상 플레이가 시원시원하기 때문에 다른 종족 만큼 수동전투가 부담스럽지 않았기 때문에 더 부각된 장점이다.

유목종족도 수성전을 할 수 있다

얍삽하다. 얍삽하게 상대를 괴롭혀 주는 쾌감을 느낄 수 있다. 비스트맨이 강력하고 시원하다고 하긴 했지만 AI가 잡았을 때는 형편없이 약해서 금방금방 망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비스트맨이 단순히 병종 스탯빨이나 사기적인 내정으로 상대를 압살하는 종족이 아니기 때문이다. 정착지는 보이는 족족 파괴하고 상대 군단은 보이는 족족 박살내며 무작정 내달리는 것 같지만 사실 비스트맨은 나름 운영을 섬세하게 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 초반에 스노우볼을 굴려서 중반부에 전성기를 맞이하지 못하면 후반부에는 치사하게 정착지 안에서 호의호식하던 상대의 경제력에 눌려 압살당할 수 있다. 하위 티어 병종으로 혼을 빼놓고 상대 상위 티어 병종만 쏙쏙 박살낸다든지 주요 정착지에 알박기를 하고 숨어있다가 약해진 상대만 골라 팬다든지 하는 식으로 진행해야 한다. 한마디로 여태까지 AI에게 당했던 것을 되갚아줘야 한다.

성문만 치고 있으면....
알아서 죽어나간다


얍삽함에도 능력이 필요하다. 비스트맨은 그러한 능력을 모두 갖췄다. 일단 유목팩션답게 정착지 의존도가 낮아 언제든 버리고 떠날 수 있다. 오염, 역병, 공공질서, 이동속도 감소, 활력저하, 수성전 능력 저하 등등 상대 진영을 괴롭히는 온갖 수단을 보유하고 있다. 야영태세는 매복태세이며, 기본태세도 확률적으로 매복을 건다. 짐승길 태세를 통해 지형지물에 구애받지 않고 도망가거나 침투할 수 있다. 전투에서는 모든 병종이 숲 패널티를 받지 않는다. 상대가 원하지 않는 지형에서 괴롭혀줄 수 있다. 암행과 선봉배치도 꽤나 많이 가지고 있기 때문에 쾌적한 얍삽 플레이가 가능하다. 습격태세도 이동력소모가 없어서 아무때나 심심하면 상대 영토에 들어가 돈도 뜯어낼 수 있다.

케인의 검을 뽑았다

군주가 개성 넘치고 좋다. 1편의 DLC까지 구매했으면 전설군주를 다 뽑아서 써볼 수 있다. 다른 종족의 경우에는 AI 전설군주를 영입하기가 쉬운 일이 아니지만 비스트맨은 공포만 잘 모아서 구매하면 된다. 각각 특징이 뚜렷하고 지원하는 병종에도 구분이 있어서 모두 운용하는 데 부담이 없다. 외눈 카즈라크에게는 언고어와 전차를 맡기고 몰구르에게는 역겨운 카오스산물을 맡기고 황동황소 타우록스에게는 미노타우르스를 맡기고 말라고어에게는 아무거나 쥐어주고 여기저기 스펠 날려대면 다양한 플레이 방식을 맛볼 수 있다. 아직까지 햄탈워를 많이 플레이해본 것은 아니지만 군주 개인의 능력도 다른 종족의 군주에 비해 특색이 있다. 개인적으로는 말라고어가 매우 빠른 속도로 미친듯이 날아다니면서 마법을 뿌려대고 만만한놈은 히어로 슈퍼랜딩으로 응징해주는 것이 인상깊었고 몰구르의 괴랄한 사격저항과 도트데미지 주는 능력이 끌렸다. 그리고 별도로 UI표시가 없어서 몰랐는데 무려 케인의 검도 들 수 있어서 깜짝 놀랐다. 황동황소 타우록스는 안그래도 무쌍인데 케인의 검까지 쥐어 주니 시원한 플레이에 감칠맛까지 더해진 느낌이었다.

황동황소에게 선봉배치 특성 = 게임 클리어 선언

참 재미있게 쉬운 종족이다. 쉽기만 하고 무조건 들이받거나 세기만 했으면 초보에게 추천하지 않았을 것 같다. 적절한 어려움이 있어야 게임이 재미있다는 것이 평소 지론이기 때문에 쉽기만 한 것에는 반감이 있었는데 비스트맨의 경우에는 마냥 쉽기만 한 것이 아니라 어려움을 쉽게 풀어갈 수 있는 여러 능력을 갖추고 플레이어에게 전략과 전술적 판단을 요구한다는 점에서 흥미로운 종족이라고 생각한다. 덕분에 절대로 깰 일 없을 것 같았던 필멸의 제국 장기목표까지 달성할 수 있었다. 비스트맨 최고다최상.

고맙습니다 비스트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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