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임의 알파이자 오메가 주사위(눈알모양 인지력 스탯), 후두려 맞는 동료 해골을 안쓰럽게 쳐다본다


꼭 3명이 모일 필요는 없다


하지만 혼자서는 재미없다. 적어도 두 명 이상해야 재밌다. 포더킹은 보드게임을 컴퓨터로 구현한 게임이다. 거대한 맵위에 캐릭터, 모험, 주사위를 던져두고 파티원(웬수, 경쟁자, 고구마 등등)과 꽃피는 상호작용으로 채워나가는 게임이다. 그렇기 때문에 같이할 사람이 없으면 재미가 없다. 


부루마블이 수십년간 사랑받는 보드게임이라고 하지만 혼자서는 재미가 없다. 주사위를 잘 굴려서 서울을 먹는들 옆에서 울부짖는 사람이 없다면 도대체 무슨 재미일까.

발더스게이트와 술게임의 차이정도면 명확하다


물론 멀티플레이가 존재하는 게임이라면 혼자하는 게임인지 여럿이서 하는 게임인지의 구분은 명확한 것 같으면서도 생각보다 애매하다. 상대방과의 상호작용의 비중이 큰 지 서사를 풀어나가거나 만들어가는 것의 비중이 큰 지에 따라 나뉜다고 생각하지만 개인취향에 의한 느낌자체가 구분 기준이 될 때도 있다 . 그래서 직접 플레이 해보기 전에는 모르는 경우가 많다.

에로영화와 야한장면이 '지나치게' 많이 포함되어있는 청불영화의 구분이 애매할 때가 있는 것과 마찬가지다. 

(누군가는 에로영화의 스토리를 음미하고 누군가는 왕좌의 게임과 같은 대서사에서 움짤을 취한다)


... 참고로 내 경우에는 아기자기한 그래픽, RPG, 보드게임에 홀딱 넘어가는 바람에 혼자해도 재밌을 것 같아서 이미 스팀에서 구입한 지 오래였다....흠.

이야기책포인트를 모아서 여러 요소를 해금할 수 있다.


그럼에도 같이 할 사람이 없고, 공짜로 받지도 못했고, 현재 스팀할인도 안하고 있다면 기다렸다가 사거나 아예 구매하지 않는 것을 추천한다.



주사위와 판떼기


같이 할 사람이 없어도 계속 관심이 가는 사람이 있을거라 생각한다. 사실 내 경우에는 혼자해도 굉장히 재밌었다. 해금을 위한 다회차 플레이, 아이템, 캐릭터 조합, RPG 등 내 마음을 끄는 요소가 많았다. 당신은 혼자가 아닙니다.

던전 한층을 공략했다. 위에 진행상황이 보인다


여느 보드게임과 마찬가지로 주사위와 보드가 이 게임의 핵심이다. 세명의 캐릭터(말)가 게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분주히 돌아다닌다. 상점 이용, 아이템 사용을 제외한 모든 행위에는 주사위를 굴려야 한다. 기왕이면 사용 아이템 효과도 주사위를 굴렸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


주사위 신에 의한 괴랄한 명중률을 보고 있자면 X-COM이 떠오를 수도 있겠지만 전술의 비중이 크지는 않다. 전투 내에서는 이동이라는 개념이 없고 타임라인(턴차례), 공격범위, HP, 기도(?) 정도만 고려하면 된다. 좋게 말하면 직관적이고 나쁘게 말하면 단순하다. 하지만 내 기준으로는 진입장벽도 낮추고 이해도 쉬운 직관적인 구성이라고 생각한다.

큰 %숫자는 주사위슬롯 하나당 확률. 따라서 3개가 다 성공할 확률은 57%다. 3개다 성공 시 freeze라는 디버프를 준다. 하지만 상대에게 빙결 면역이 있다.

즐거운 전리품 나누기


플레이하다보면 여기까지 신경썼나 싶은 요소가 많다. 단순한 보드게임인 것처럼 말했지만 들고파고할 요소가 많다. 당장에 직업, 아이템, 집중력, 낮과 밤, 각종 랜덤요소들만 봐도 볼륨이 꽤 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혼자한다고 하더라도 이런 요소들에서 충분히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물론 여럿이서 플레이했다면 '와!!! 이런 것도 있었네!!!' 하는 호들갑이 더해질 것이다.

착용 아이템은 인게임에 그대로 다 구현된다

다양한 시나리오가 준비되어 있다


의외로 로그라이크인줄 모르는 사람이 있는데 매턴 자동저장되고 돌이킬 수 없다. 어려운 난이도와 맞물려 혼자할 때도 손에 땀을 쥐게 만드는 요소다. 한번의 주사위 실수, 판단 실수가 치명적일 수 있다.


꼭 언급하고 싶은 장점이 있다. 보드게임을 PC에 구현한 것이라 밍숭맹숭 액션에는 그닥 신경쓰지 않았을 것이라 생각했었다. 하지만 타격감이 좋다. 맞을때는 너무 아프고 때릴때는 탄성이 절로 나온다. 음악도 좋고, 효과음도 좋고, 그래픽도 깔끔하고 좋다. 다만 글씨체가 굴림체로 구리다. 스팀 페이지에 보면 고마우신 분이 굴림체를 나눔고딕체로 바꿔주는 파일과 방법을 올려놓았다. 해보니 잘 적용된다.

중간 보스들이 많다

열기구를 타고 바다를 건너자, 배를 타고 바다 타일도 모험할 수 있다


인터페이스도 크게 불편한 점 없이 친절하다. 몇몇 소홀한 부분이 보이기도 하지만 대체로 마우스를 갖다대거나 상세정보 키를 누르면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그냥 여럿이 아니라


분명 여럿이 플레이해야 재밌는 게임인데 여럿이서 플레이 하기 어렵다. 그냥 여럿이 아니라 친한 여럿과 플레이 하게끔 만들어져 있다. 


한 판의 플레이 타임이 길다. 2시간 3시간 정도로 긴게 아니라 5시간~8시간 걸린다. 공개방이 있고 디스코드채널에서 함께할 사람을 구할 수도 있지만 일면식도 없는 사람과 5시간 넘게 논스톱으로 게임을 달리기는 사실 쉽지 않다. 다행히 중간에 종료한다고 해도 세이브파일이 남기 때문에 다른 사람과도 이어서 플레이 할 수 있다.

집중력에 대한 설명은 반드시 읽어볼 것


난이도가 높다. 의외겠지만 어렵다. 진입장벽은 낮아서 시작하기는 쉽지만 클리어가 어렵다. 자원 배분도 잘해야 하고 동선 관리도 잘해야 한다. 난이도 상승의 주요 원인은 게임내 가혹한 경제 인플레이션이다. RPG의 주요한 성장 루트인 노가다를 무력화 시킨다. 앞서 모아둔 재화가 중후반에 힘을 발휘해 쾌적한 플레이를 보장하는 그림이 그려지지 않는다. 초반에 5골드 10골드 힘겹게 모아도 조금만 시간이 지나면 필수적인 회복템이 200골드에 판매되는 것을 볼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게임이 지나치게 루즈해지는 것을 막는 방지책이라고 생각하지만 높은 난이도는 팀원 간의 불화(과도한 오더, 트롤링)를 불러올 수도 있기에 불특정 다수와의 플레이를 어렵게 만드는 요소이기도 하다. 

딱봐도 어려워 보인다


보드게임을 좋아하고, RPG를 좋아하고, 디스코드를 원활히 다루고(물론 인게임 채팅도 지원한다), 시간이 많고, 유쾌한 친구가 여럿이라면 함께 구매하는 것을 매우 추천한다. 


휴..



***주의***

한글판 번역이 잘된 부분은 잘됐는데 구린 부분은 왈도체나 다름없다. 무슨 의미인지 와닿지 않을 때가 많다.뜻이 애매해보이는 부분은 영문으로 바꿔서 살펴보거나 검색을 해보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Charge가 돌진이 아니라 충전이 된다든지, 타임라인을 앞으로 당겨오는 버프인 Rush가 '돌격당함'으로 표현되어 뭔가 나쁜 느낌이 든다든지 하는 식으로 꽤 많은 부분에 오역 내지는 헷갈리는 번역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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