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DLC를 잘게 쪼개서 내는지 알겠다

게임 타이틀 하나로 우려 먹는게 이렇게 편하고 돈도 안 들고 좋은 줄 실감했다. 본판 리뷰 쓰고  DLC 몇 개 사고 쓰고. 이번에는 다크엘프와 브레토니아 엔딩 기념 어깨에 힘 좀 넣고 초보를 위한 팁을 적어보고자 한다.


토탈워 워해머는 재미 붙이기 어렵다

토탈워 워해머 공략이나 게임 관련 정보를 원하는 분은 굳이 이 글을 읽지 않아도 된다. 이 글은 공략 가이드가 아니기 때문이다. 처음 워해머를 접하고 전혀 흥미를 느끼지 못하다가 이제는 푹 빠져버린 입장에서 아직 워해머에 재미를 붙이지 못하고 스팀에 쌓아두기만 한 분들을 위해 주저리주저리 몇가지 써 본 글이다.  기껏 비싼 돈 주고 DLC까지 다 사놓고도 별로 안 땡겨서 묵혀두고 있다면 이 글 한번 읽어 보시라.


뽕뽕뽕뽕

토탈워 워해머는 뽕이 차올라야 할 수 있는 게임인 것 같다. 저번 리뷰에서 썼던 것처럼 유닛만 보면 새 장난감 보는 것처럼 가슴이 뛰어야 온갖 불편함과 어려움을 뚫고 마침내 장난감을 쥐고 뿌슝빠슝 놀 수 있기 때문이다. 아래 글을 참고하고도 별로 흥미가 생기지 않는다면 내년에 또.. 그 다음에 또… 다시 시도해보기를 바란다. 내 경우에는 워해머를 처음 플레이 했다가 접고, 1년 뒤 토탈워 쇼군하고 접고, 그러다 갑자기 뽕이 차올랐기 때문이다. 

1. 큰맘 먹고 일단 무조건 켠다
이상하게 워해머2는 실행하기가 어렵다. 일단 켜기만 하면 하루를 갈아 넣게 되는데 그래서 그런지 켜는 것이 부담스러울 때가 있다. 이게 안되면 1년 뒤에 다시 보는 것이 좋겠다.

 

2. 좋아하는 팩션을 고른다
초보자 추천 팩션에 너무 연연할 필요가 없다. 우리나라 게이머들은 온라인 게임에 하도 익숙해져 있어서인지 고인물들이 세워둔 기준을 벗어나는 것을 크게 두려워 한다. 하긴 뭐만하면 '어 스킬 그렇게 찍는거 아닌데', '어 캐릭 거기서 사냥하는 거 아닌데', '어 장비 세팅 그렇게 하는거 아닌데' 소리가 귓가에 울려댔으니 그럴법도 하다. 그런데 워해머는 싱글게임이다. 멀티도 가능하지만 싱글이 메인이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내맘대로 해도 ' 어 그 종족 하면 구린데' 라고 할 사람이 없다. 어떤 팩션을 하더라도 캠페인 엔딩을 보는 것이 어렵지 않다. 게임 자체에 알아야할 것이 많아서 어렵다고 하는 것이지 워해머 게임 플레이의 난이도가 어려운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고인물들은 종종 초보의 상태를 잊고 멀티나 극한의 효율을 고려해서 팩션이나 유닛을 추천을 해주기도 하는데 캠페인은 어차피 그런거 필요없이 모두 짱세고 짱좋다. 따라서 누가 하라고하는 팩션만 할 것이 아니라 이 팩션 저 팩션 다 해보고 뽕이 차오르는 녀석을 플레이하면 된다. 


3. 유닛을 다 써본다
팩션 내에는 여러 유닛이 있다. 당연히 그 안에 센 녀석 약한 녀석이 있다. 가성비 떨어지고 구리고 절대 쓰지말라고 하는 녀석도 있다. 하지만 앞서 말한 것과 같이 캠페인에서는 업그레이드도 제공하고 군주 특성에 따라 유닛에 버프를 주는 경우도 있어서 어떤 유닛이든 다 쓰임새가 있다. 최고, 최강, 고효율을 기준으로 유닛을 선택하려다 보니 머리가 지끈거리고 게임에 흥미가 생기지 않는 것이다.  '멋지다', '귀엽다', '세보인다', '날렵해 보인다', '쩐다' 와 같은 첫인상을 기준으로 유닛을 선택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4. 스탯과 특성의 의미를 파악한다
첫인상을 잘 넘겼으면 이제는 뭘 좀 알아야 장점도 보이고 개성도 보여서 더 재밌게 가지고 놀 수 있다. 근접공격, 근접방어, 장갑, 광란, 대(對)대형보너스 등등 워해머의 유닛은 멋진 외형 말고도 스탯과 특성 조합으로 구분된다. 마음가는대로 유닛을 사용할 때 하더라도 적어도 어디에 쓰이는 녀석인지는 알아야 뽕도 뽑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아무리 빠르고 짱센 기마병이라고 해도 창병부대 정면에 들이 박아서는 뽕이 차오를 수 없다. 우리편 방진과 열심히 부비적대고 있는 상대 뒷통수를 향해 기병망치가 들이박고, 쌍검 보병이 상대의 모루를 마구 갉아내고, 거대괴수가 우왕좌왕하는 보병을 덮쳐 박살내고 있는 장면을 보고 있노라면 '이 맛이지'를 외치게 된다.


5. 완벽을 기하지 않아도 된다
워해머는 전쟁게임이다. 공들여 키운 군주와 영웅이 죽는 것도 비일비재하고 큰 돈 들여 모은 유닛카드가 산화하는 것도 자주 있는 일이다. 주력 병력이 빠진 사이에 갑작스러운 습격에 힘들게 가꾼 영지도 쉽게 박살난다. 큰 일이 아니다. 되갚아 주면 된다. 복수의 뽕을 채우면 된다. 그런데 너무 완벽을 추구하게 되면 불러오기 신공을 쓰게 되는데 문제는 앞서 말했다시피 이런 일이 워해머에서는 굉장히 자주 빈번하게 일어난다는 점이다. 완벽한 플레이를 위해 하나하나 되돌리려고 하면 할수록 게임의 흥미는 점점 떨어진다. 중반 이후 부터는 거의 매턴 불러오기를 하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처음 게임을 접했을 때는 뭐든지 완벽하게 해내려고 했다. 전투에서 조차 손해보는 것이 싫어서 진형도 꼼꼼히 하고 혹여 전투원이라도 하나 잃을까 일시정지 눌러가며 미세한 컨트롤을 했다. 영지에서 벌어지는 모든 일도 알림 설정 해두고 영웅도 레벨업 할 때마다 신중하게 스킬트리를 따라 스킬포인트를 투자했다. 처음에는 그런 것들도 나름의 재미일 수도 있겠으나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기운이 빠진다. 불편한 인터페이스와 맞물리면서 흥미도 급격하게 떨어졌다. 지금에 와서 보니 스킬포인트는 몇레벨 건너뛰어도 큰 문제가 없고 전투원 몇 명 죽어도 웬만하면 다음 턴이면 다시 빵빵하게 충원된다. 정착지도 신경써서 건물 올려봐야 어차피 어디선가 튀어나온 쥐돌이들 때문에 박살 날 뿐이니 너무 기운 쏟을 필요가 없다.


6. 돈을 아끼지 말고 팍팍 쓴다.
워해머 내의 문제는 대부분 골드를 쓰면 해결된다. 영지가 자꾸 털린다면 골드를 써서 군대를 만들면 된다. 적 영웅들이 날파리처럼 꼬여서 우리 영지를 헤집고 다닌다면 우리도 골드를 써서 영웅을 고용해서 암살해버리면 된다. 물론 암살에도 골드가 든다. 주력 병력이 약해서 계속 일일이 수동전투를 해줘야 한다면 골드를 잔뜩 써서 강력한 유닛을 고용하면 된다. 골드가 있는데도 뭔가 어딘가 나중에 또 쓸 일이 있을 것만 같아서 모아둔다면 현재의 게임을 즐길 수가 없다. 그리고 딱히 나중에 모아서 쓸 일도 없다. 너무 재고 계획하고 스트레스 받지 말고 있는 골드와 버는 골드는 다 쓴다고 생각하고 써보고 싶은 유닛, 영웅, 군주 다 써보도록 하자.

 

사두기만  하고 안하는 게임이 많다...

 

술값, 밥값은 헤프게 써도 게임에는 천원 한장에도 엄격, 근엄, 진지해지는 것이 사람 심리인지라 선뜻 '큰돈'들여 게임을 사기 어렵다. 그런데 그걸 이겨내고 큰 돈을 들여 산 게임을 제대로 즐겨보지도 못하고 한켠에 쌓아두기만 한다면 돈 생각이 나서 밥맛도 절로 없어진다. 혹시 스팀에 먼지만 뒤집어쓴 워해머가 있다면 이 글이 입맛을 돋구는데 도움이 되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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