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 너무 치명적이다

 

어떤 게임이건 더위 때문에 진득하게 할 수가 없다. 

 

비단 게임 플레이 시간 뿐만아니라 자리에 앉기 전 밖에서 보냈던 시간 동안 더위에 시달렸던 탓에

게이머의 자리에 앉는 것도, 게임을 시작하는 것도 어렵다.

 

스팀 여름 세일도 시작한지 며칠이 되었지만 새로운 게임을 시도할 엄두는 나지 않는다.

 

최근 깔짝 거렸던 게임들나 읊어봐야겠다.

 

1. 엘더스크롤온라인

 

마음이 허하고, 몸이 힘들 때 가장 먼저 생각나는 게임이다. 아기자기하게 이템 저템 모아서 자신만의 빌드를 완성해보고 실전에 써보고 틈틈이 스토리도 하다보면 마음 한켠이 따스해진다. 다만 세트템을 완성하고 몇번 돌려보다 보면 갑자기 현타가 오는 경우가 있다. 다시 미련없이 떠날 때다. 

 

1년에 한번씩 대규모 확장팩을 업데이트 한다. 엘온은 다른 게임과는 다르게 횡적콘텐츠가 증가한다는 점에서 뉴비 입장에서 언제 시작해도 크게 무리가 없다.

 

노말난이도가 좀 더 어려워지고 스토리모드가 추가되면 좋겠다는 소박한 바람이 있다.

 

2. 토탈워 워해머2

 

엘레베이터처럼 도망갈 수 없는 곳에서 애매하게 아는 사람과 우연히 마주치게 되면 그럴 필요도 없는데 왠지 곤란하다. 길고 긴 시간이 지나고 마침내 엘레베이터 문이 열린다.

 

'그럼 또.. 다음에 뵙겠습니다. 안녕히 들어가십시오'

 

엄숙하고 정중한 인사와 함께 나름 노련하게 상황을 벗어난다.

 

하지만 웬걸 3층에서 우린 영원히 헤어질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다시 2층에서 마주친 운명일 때의 아찔함이란...

 

병맛같은 워해머3 때문에 워해머2를 계속할 수 밖에 없는 슬픔이 이어지고 있다. 이 여름이 끝나고 겨울이 와야 지긋지긋한 운명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있지 않을까

 

3. the cycle : frontier

 

생존형 파밍 fps 게임이다. 너무 무섭다. 에스케잎 프롬 타르코프와 비슷하다는데 나는 타르코프를 해보질 못했다. 죽으면 소지한 모든 아이템을 잃는다는 점에서 알비온온라인 생각도 좀 났다. 탑뷰인 알비온과 달리 1인칭이라서 더 무서웠다. 파밍하는 맛도 좋고 총도 멋지고 다 좋다. 그런데 리뷰를 쓸 정도로 길게는 못하겠다. 너무 심장이 떨린다. 광물을 캘 때의 오싹오싹함. 탈출선에서 대기할 때의 울렁거림. 모두 심장에 해롭다. 개인적인 느낌으로는 출시 초기라 다듬어지지 않은 부분이 있지만 업데이트를 계속해서 해주고 있기 때문에 큰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무료다. 최대3명까지 분대를 이뤄서 플레이 할 수 있다. 캬

 

4. 에이펙스 레전드

 

무료다. 분대다. 심장에 덜 해롭다.

 

5. 그림 그리기

 

뭐 꼭 남을 그리라는 법은 없다

 

비싼 장비로 저퀄의 그림을 싸지를 때면 자괴감이 느껴지기도 하지만 아직까지는 고가의 장비에 대한 만족감이 더 크다.

불안정한 나의 선을 어떻게든 그림으로 만들어주려는 기계의 고단함이 느껴져올 때면 더 이상 차가운 기계가 아니라 든든한 나의 동반자 와콤이다.

 

 

좋은 소식 

 

 

2022년 빅스마일데이라는 이벤트로 삼성모니터도 엄청 싸게 사고 이벤트로 해드셋까지 당첨되었다. 될놈될. 덕분에 더 사이클 프론티어를 더더더 무섭게 플레이 할 수 있었다. 선의 굵기를 보아하니 2년 이상 쓰기는 어려워보였지만 이제는 마음을 비우기로 했다. 키보드, 마우스, 해드셋, 스피커는 소모품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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