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갑자기 문명6 생각이 났을까


토탈워 워해머3를 하다 연일 부비적대다 전멸당하는 우리 부대원을 보다보니 본 중대장은 연일 실망했다. 실망감에 급 종료를 눌렀다. 차마 삭제는 누르지 못했지만 다시 플레이할 엄두도 나지 않았다. 문명6도 전쟁의 느린 템포 때문에 갑자기 현타가 와서 꺼버렸던 기억이 갑자기 떠올랐다. 신기하게도 해볼만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괴로웠던 기억이 무뎌진건지 그만큼 워해머3 부대원들이 날 괴롭혔는지는 잘 모르겠다.

뭔가 많이 나왔다


너무 많은 선택지가 나를 괴롭힌다. 다행히 마지막으로 구매한 몰려오는 폭풍 이후에는 확장팩이 없다. 이것저것 여러 모드가 추가된 듯 하지만 과감하게 포기하기로 했다. 추가된 문명도 과감하게 포기하기로 했다. 아직 재미있을지 없을지도 모르는데 서둘러 돈부터 쓰기보다는 이미 있는 것을 플레이해보기로 생각했다.

어려워...?


어려웠다. 예전에 뭔가 꼼수같은 것으로 신난이도도 곧잘 깼던 기억을 살려 가벼운 마음으로 달려들었는데 금방 망했다. 게임 시스템에 뭔가 큰 변화가 있는 것 같지는 않고 그냥 방법을 까먹은 것 같았다. 다행히 현타가 오기보다는 한번 제대로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포스팅은 사실 초보를 위한 '공략글'이 아니다. 토탈워 워해머 시리즈 포스팅에 이어 초보가 문명6에 재미 붙이기 위한 방법을 좀 써보려고 한다. 역시 게임의 가장 큰 적은 보스도 아니고 어려움도 아니고 할 의욕이 안생기는 것이다. 비싼 돈 주고 산 게임 몇번 해보지도 않고 접으면 너무 아깝다.

언제나 그렇듯 시작이 반이다


일단 앞서 말했다시피 문명6는 너무 많은 선택지가 플레이어를 괴롭힌다.  문명도 고르고, 지형도 고르고, 지형 특성도 고르고, 모드도 고르고, 승리방식도 생각해보고, 땅도 어디 펴야할지 모르겠고, 특수지구는 뭘 짓고, 주변 국가를 침략할지말지, 문화트리는 뭘로 가고, 과학은 뭘로가고, 신앙은 뭐가좋고 으아아아. 내가 잘 알고 있는 것들에 대한 선택권이 주어지는 것은 행복이지만 잘 알지도 못하는 것에 너무 많은 선택지가 있는 것은 혼란 그자체다. 뭘 알아야 지건 이기건 자신의 선택에 따른 결과에서 오는 재미가 있을텐데 추천에 뜨는대로 몇번 클릭하다보면 막막함에 지쳐 클릭질하다가 게임이 끝나버리기 일쑤다. 그래서 일단 게임하기 전에 미리 뭘 좀 알면 더 재밌다. 내가 좋은 공략을 쓸 수 있으면 좋겠지만 능력 부족이다. 유튜브 영상은 너무 길고 이 역시 뭔가를 좀 알아야 볼만하다. 커뮤니티 사이트도 정보가 너무 중구난방이라 의지하기 어렵다. 찾던 차에 아주 딱 맞는 콘텐츠를 발견했다. 두툰님이 그린 만화다. 일단 정주행하고 오는 것이 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문명6 공략 만화 링크)

 

링크를 타고 만화를 보고 유튜브를 들어가서 보고 나면 이 아래 글을 굳이 읽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시작!


초반 AI와의 격차에 너무 연연하지 말아야 한다. 원래 AI가 초반에는 더 셀 수밖에 없다. 보너스가 많이 주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결국 사람의 힘으로 이겨내는거다. 고인물이거나 엄청나게 운이 좋지않은 이상 30~40턴만에 AI를 역전하기는 어렵다. 고생고생하다가 문명의 특성을 살려서 우리 나라 한강의 기적처럼 타 문명을 순식간에 따라잡는 그 순간이 뽕이 차오르는거다. 

솔직히 막막하고 하기 싫다


신 난이도는 버린다. 불멸자도 어려운것 같다. 평소 게임을 할 때 실력은 생각하지 않고 어려운 난이도를 택했다. 어차피 못붙을거면 사법고시 준비생이 뭔가 더 있어보였던 것처럼 가장 어려운 난이도에 도전해 왔던 것이다. 그런데 문명은 직관적인 게임은 아니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방법이 잘 보이지 않고 점점 더 나아지는 모습을 쉽게 알아채기 어렵다. 게임에 대해 어느정도 알기 전에는 뭘 해야 더 잘하는 건지 무엇을 목표로 움직여야 할 지 전혀 알 수가 없다. 맨날 줘터지고 지는 것도 한두번이지 피드백을 통해 더 강해지고 개선된 플레이를 만들어낼 수 없다면 고통일 뿐이다. ‘아 아까 그 공격을 피했어야 했는데.. 한판만 더...’ 가 가능한 다크소울과 같은 게임과는 다른 점이다. 일단은 쉬운 난이도에서 이것저것 해보는게 좋다. 어려운 난이도에 아무것도 해보지도 못하고 져버리면 질려버린다. 재미가 없으면 추가적인 도전도 하기 어렵다.

모드를 적극 활용하라. 개인적으로 문명6의 인터페이스가 부족하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는데 또 창작마당을 살펴보니 유용한 모드가 참 많았다. 게임이 편리할수록 플레이에 더 집중할 수 있다. 게다가 봐야할 정보가 많은 문명이라면 더욱 그렇다. 숫자 하나 변할 때 뽕이 차오르는게 문명이기 때문에 정보 확인과 관리를 편리하게 해주는 모드들도 필수다. 일단 사용하고 있는 모드는 다음과 같다. 혹시나 밸런스에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 편리하게 만들어주는 모드를 알고 계신분은 공유해주시길 바란다.
 


  • quick start : 처음 게임 로고를 삭제해준다.
  • extended policy cards : 정책카드로 인해 변경되는 산출량을 계산할 필요없이 바로 카드 밑에 보여준다.
  • quick deals : 일일이 문명마다 외교창을 열 필요없이 내가 가지고 있는 자원에 대한 모든 AI들의 호가창이 뜨고 AI가 나에게 팔고 싶은 자원의 호가창이 떠서 거래를 매우매우매우매우 편리하게 해준다.
  • detailed map tacks : 타일에 특수지구, 불가사의 등 여러가지 표시를 해줄 수 있는데 실제로 해당 타일에 건설가능 여부와 인접자원 보너스를 보여준다. 추가로 핀을 꽂는 기능에 단축키를 부여할 수 있다. 심시티 할 때 매우 편리하고 좋다.
  • better 시리즈 : better builder charges. tracking, better report screen, better trade screen, better espionage screen 보고화면을 편리하게 바꿔준다.

정책 카드 밑에 뜨는 산출량을 보면 기분이 좋다


승리 방식과 테크트리는 선택한 문명에 맞춘다. 뭘해야될지 모른다. 그럼 그냥 선택한 국가와 지도자가 강점을 지닌 방식을 택한다. 문화가 강점이면 문화승리를 노리고 특수한 유닛이나 건물이 있으면 가장 먼저 그 쪽 테크트리를 노려줘서 이득을 보려고 노력한다. 스타팅 포인트가 구리거나 이웃 국가가 쳐들어오거나 야만인들의 공격에 계속 망하겠지만 같은 플레이 방식을 반복한다는 점에서 덜 막막하다. 이전판 보다는 다음판이 좀 더 수월해진다.

유레카만 잘 뚫어준다. 온라인 게임을 하면 항상 퀘스트를 만나게 된다. 문명6에도 퀘스트가 있다.  바로 유레카 시스템이다. 각 문화 발전과 과학 테크트리가 요구하는 행동을 하면 해당 연구가 필요로 하는 문화 또는 과학 산출량의 40%를 바로 가속 시켜준다. AI에 비해서 턴당 문화와 과학이 낮다고 낙심하지 말고 퀘스트를 수행하는 기분으로 유레카를 노린다. 막막한 초반 게임 플레이의 목표로 삼기도 좋고 실제로 더 빨리 발전하기 때문에 뽕도 차오른다. 

유레카를 잘 뚫지 못하면 역으로 AI에게 당할 수도 있다


심시티를 정성들여 한다. 문명6에는 주변의 환경에 따라 인접 보너스를 받는 특수지구라는 타일이 존재한다. 과학지구는 주변 산타일 하나당 과학 보너스가 1 붙는 식이다. 멋진 도시와 강력한 제국을 만드는 핵심이라고 생각한다. 특수지구 인접을 별로 신경쓰지 않고 플레이하게 되면 게임을 승리해도 별로 남는게 없는 것 같다. 오밀조밀 특수지구 타일들을 이렇게 저렇게 배치해서 보너스를 만들어내고 정책카드로 인접보너스 2배 뻥튀기를 할 때 뽕이 차오른다. 한 4인접 이상만 만들어내도 문명6계의 뭐라도 된 것 마냥 어깨에 힘이 들어간다. 단, 불가사의는 처음에 고려하지 않는게 좋은 것 같다. 지었을 때의 뽕이 크긴 하지만 빼앗겼을 때의 분노와 현타를 감당하기 어려운데다가 불가사의도 조건을 꽤나 타기 때문에 고려할게 너무 많아져서 머리가 아프기 때문이다.

아무리 그래도... 불가사의는 일단 지으면 기분이 좋다


당연한 말이지만 처음 시작은 가장 강한 문명으로 한다. 처음부터 굳이 고생해서 구린 국가를 선택할 필요가 없다. 고인물들이 추천하는 문명과 지도자를 선택하는게 부담없고 쾌적한 플레이에 큰 도움이 된다. 

요즘 남는 시간은 몽땅 문명6에 쏟아붓고 있다. 토탈워 워해머3가 1.1패치를 내놓았지만 아직까지는 썩 만족스럽지 못하기 때문이다. 옛날에 사둔 게임이 이렇게 제역할을 톡톡히 해주다니 고마울 따름이다. 잘하자 토탈워 워해머3.

 

 

 

2020.07.25 - 샤브샤브6 채소팩 몰려오는 청경채(문명6 몰려오는 폭풍 리뷰)
2021.03.23 - 토탈워 워해머2 초보를 위한 포스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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