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짜다 공짜


최근에는 게임 살 돈도 없고 살 게임도 없고 할 시간도 없고 시간을 들일만한 게임도 없었다.

공짜라는 이유 때문인지 그놈의 워프레임에서는 벗어나지를 못하고 다시 깔짝깔짝 하는 무더운 여름이 정말 짜증나던 중 반가운 소식이 들려왔다. 

에이지오브원더스3를 스팀에서 무료 이벤트 소식이었다. 히어로즈오브마이트앤매직 시리즈의 아류작 정도로만 알고 있었기 때문에 사실 돈을 주고 살 생각은 하지 못했다. 우리나라에서 특별히 화제가 되지 않았던 걸 보면 나만 그렇게 생각한 것은 아닌가보다.

전략맵과 전투맵으로 나뉜다. 전략맵은 마우스 휠을 통해 줌인아웃을 할 수 있다.


세련된 그래픽, 다양한 유닛, 특색 있는 종족, 대중적 인기를 끌지 못했다는 점에서 4X로 치면 문명보다는 엔들리스레전드와 더 비슷해보이고 영웅으로 맵을 돌아다니며 여러 오브젝트를 먹고 다니는 것은 히마메와 여러모로 비슷해 보였다. 


정말 가벼운 마음으로 게임을 실행시켰다.

첫인상 어렵다. 

두번째 인상 시간이 오래 걸린다. 

세번째 인상 재밌다.


다행히도(?) 도시 내정 부분은 아주 디테일하지 않았다. 사람에 따라서는 내정 쪽이 취약해서 단점으로 받아들이기도 하지만 나에게는 오히려 AOW의 내정과 외교가 문명급으로 복잡했으면 정말 진즉에 때려치웠을 것이다. 오히려 더 간단히 만들었어도 좋았을 것 같다. 전투와 맵탐색에 시간이 굉장히 많이 걸리기 때문에 안그래도 파고들 요소가 많아 더 이상 즐거운 게임이 아니라 스트레스 유발자가 됐을지도 모를 일이다.

능력치, 특성, 마법, 아이템을 통해 성장이 가능하다.



공짜로 나눠준 것은 본편 뿐이라 확장팩은 플레이 해보지 않았다. 본편확장팩을 자세히 다룬 리뷰를 읽어보니 가장 중요한 차이는 저티어 유닛의 활용도가 높아졌다는 점인 것 같다. 

본편을 플레이하면서 느꼈던 단점은 초반 소규모 저티어 개싸움은 굉장히 재미있다가 후반부 생산력이 폭발하는 시기부터는 게임이 다소 루즈해진다는 것이었다. 전략이고 뭐고 가장 높은 티어인 4티어 유닛 6마리를 한 분대로 엮어서 주구장창 보내게 된다. 꼭 AOW만의 문제는 아니고 비슷한 게임이 모두 안고 있는 문제이기도 한데 아마 확장팩을 통해 저티어 유닛을 더 전략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길을 만들어 낸것으로 보인다.


재밌다


AOW의 가장 큰 장점은 전투 방식이다. 기본룰 자체가 준수하기 때문에 앞서말한 확장팩에서 한 시도가 먹힌 것 아닌가 생각한다. 실제로 본편에서도 게임 중후반부 까지는 저티어 유닛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엔들리스레전드나 문명에 비해 전쟁보다는 전투, 전략보다는 전술에 더 비중을 둔 덕분이다. 게임에서 제공하는 다양한 요소(직업, 병종, 스킬, 능력치, 종족 등등)를 활용해서 게임을 풀어나가는 재미가 압도적으로 크다.

공성전



포위공격, 기회공격, 내성굴림, 어택롤, 능력치, 마법과 같은 RPG에서나 볼법한 요소를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따라서 기껏해야 지형보너스 밖에 받을 것이 없는 다른 게임에 비해 AOW에서는 저티어 유닛도 플레이어가 머리만 잘쓰면 상대에게 큰 한 방을 먹여줄 수 있다. 


앞선 필라스오브이터니티 리뷰에서도 그렇고 발더스게이트에서도 그렇지만 나는 큰그림을 그리는 것보다는 전투가 재미있는 게임이 좋다. 풋볼매니저보다는 피파 타이틀을 좋아한다. 문명과 엔들리스레전드도 분명 굉장히 즐겁게 플레이 했지만 큰그림이라는 것은 보통 '분기'에 따라 크게크게 게임 방향이 나뉘기 때문에 플레이하다보면 어느정도 패턴이 쉽게 보여 금방 지루해질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변수'같이 작은 요소가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하다보니 가끔은 플레이어가 정해진 틀대로만 플레이해야만 할 것 같은 압박을 느끼기도 한다. 그런데 AOW의 경우 전투와 변수가 게임에 미치는 요소가 매우 커서 적극적으로 게임에 관여하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게임은 복잡하고 캠페인은 심지어 지루하게 길기까지 한다. 나도 그랬지만 대부분 캠페인부터 시작할테니 적잖이 실망하고 플레이 몇분만에 게임을 껐을 것이다. 아무리 공짜로 받은 게임이라지만 본전(?)은 뽑고 싶은 마음에 리뷰나 플레이영상을 뒤적이는 분들도 많을 것이다. 긴 글이 눈에 들어오지 않는 상태일 것 같아 이번 리뷰에서만큼은 요약글로 마무리 하고자 한다. 


요약


장점


전투 : 다양한 요소를 몽땅 활용할  수 있는 전술적인 전투


다양성 : 종족(능력치와 특성), 마법(전술마법, 전투마법, 제국업그레이드), 유닛(종족유닛, 직업유닛), 영웅직업의 조합을 통해 매판 색다른 전술을 사용해 볼 수 있다.  종족+유닛+영웅직업+영웅성장+제국업그레이드의 각 요소별 조합을 통해 같은 보병이어도 다른 특징을 가진 보병을 만들어낼 수 있다.


하다하다 오크서큐버스도 볼 수 있다.


간단한 내정 : 도시발전이고 뭐고 외교고 뭐고 박살내는 것이 좋다.


랜덤맵 : 생각나는 전술이나 조합을 바로 플레이해볼 수 있어서 좋다.

캠페인과 다르게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하다.


속도 : 보병하나 생산하는데 길게는 5~6턴까지 기다려야하는 문명과는 다르게 유닛이 금방금방 뽑혀 나와 덜 지루하다.


인터페이스 : 설명이 잘 나와있어서 시간만 들이면 게임 내 개념을 쉽게 파악이 가능하다. 물론 돌아서면 까먹기 때문에 다시 설명을 또 꼼꼼히 읽어야 한다.

뭐가 이득이고 불이익인지 설명이 잘 나와있으니 꼼꼼히 읽을 것


AI : 옛날 글에서는 AI가 멍청하다는 말이 좀 있어서 전투가 재미없을까 꺼려졌었는데 아직까지 정형화된 패턴을 찾아내지 못할만큼 다양하게 플레이어를 괴롭힌다. 영웅에게 버프를 몽창 걸고 앞에다 하나 던져두더라도 좀처럼 건드는 법이 없이 가장 약한 곳을 공략하려고 든다. AI 가 멍청하다는 것은 옛날일이고 패치로 다 해결된 것으로 보인다.


단점 


캠페인 : 맵이 너무 크다. 지상, 지하, 지하2층 까지 있다. 너무너무 커서 너무너무 지겹고 게임을 킬 엄두가 안난다. 게임을 막 시작한 사람에게는 정말 큰 장벽이다.


인터페이스 : 단축키가 불편하다.



전투맵 : 전략맵에서 적과 만나 전투가 벌어지는 전투맵으로 들어가게 되는데 전투맵 크기가… 또 너무 크다.



비추천 


잠깐잠깐 짬내서 게임하는 사람은 캠페인은 플레이 하지 않는 것을 추천한다. 내 경우에는 하루에 3시간정도 플레이하는데 일주일이 지나도록 4탄에 머물러 있다. 난이도도 꽤 있는 편이라 시간이 주체할 수 없을만큼 남는게 아니라면 캠페인은 멀리하도록 한다. 내경우엔 이미 깨놓은게 있어서 그리고 다행히 취향이 맞아서 치트를 좀 쓰고 있다.


추천


한번 무료로 뿌렸으니 차기작 발매할 때 또 무료로 뿌릴 수도 있고 큰 폭의 할인을 할 수도 있다. 나는 할인하면 나머지 확장팩도 구매할 계획이다. 할 게임이 없는 사람에게는 무조건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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