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체프(Tauche.F) 저소음 흑축을 구매했다


청축으로 입문했고 지금까지 쭉 청축을 사용해왔다. 사무실에서도 청축을 쓸 정도였다.

하지만 정신차려보니 민폐였다. 키보드질에 심취해서 놓쳤다. 죄송스러웠다. 


체리 청축이건 카일 백축이건 어쩔 수 없이 한계가 있다. 아무리 살살 쳐도 소리가 난다. 

결국.


멤브레인으로 돌아왔다. 공허했다. 손가락에 힘이 들어가질 않는다. 맛이 안산다고 해야하나. 에어뽁뽁이를 터뜨리며 놀다가 씹다뱉은 껌을 꾹꾹 누르는 기분이 들었다. 


하지만 다른 기계식 키보드를 살 엄두가 나지 않았다. 청축의 짤깍거림이 아니면 뭔가 타협해버린 기분이다. 진짜 기계식 키보드가 아닌 것 같다. 청축 외 나머지 축은 다 대체재에 불과하다. 갈축이 그나마 낫다고 하는데 '짤칵' 소리가 빠졌다. 


감히 어딜!. 게다가 갈축은 예전에 타건 했을 때 기억이 좋지 않았다. 


그래도 멤브레인은 아니다. 그래서 다른 축을 찾아봤다. 이참에 편협한 색깔론(?)에서 벗어나 청색 말고 다른 색에도 도전해보겠다고 마음먹었다. 처음에는 적축이었다. 최대한 가볍게 살살 조용히 치는 것이 목표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적축에서 더 나가서 저소음 적축이 있다고 한다. 찾아보니 유튜브 영상이 많이 나왔다. 그 중 눈에 띈 것이 토체프였다. 


디자인이 마음에 들었다. 처음에는 검정색과 노란색 조합이 마음에 들었다. 하지만 나중에 추가된 웜베이지를 보니 마음이 흔들렸다. 회색, 베이지, 고급진 뤠드. 옛날 감성이다. 구매욕이 차올랐다. 바로 지르기. 품절.



남은 것은 저소음 흑축. 흑축과 적축의 차이를 찾아본다. 키압 차이다. 새끼 손가락 부분이 아플 수 있다고 한다. 느낌도 조금 다르다고 한다. 고민이 시작됐다. 저소음 흑축 영상도 찾아본다. 


어차피 색깔은 사람 취향인지라 뭐가 옳다고 정해진 것이 없다. 는 것이 내 결론이었다. 나에겐 지금 당장 조용한 멤브레인이 아닌 키보드가 필요하다. 기다릴 시간이 없다. 마음이 급했다.

찍고 보니 실제보다 좀 가볍게 들려서 녹음기로 녹음해보았다.


녹음기 버전



저소음흑축 토체프가 왔다. 키감이 어쨌다는 둥 소리가 어떻다는 둥이런 묘사는 생략한다. 묘사할 자신도 없고 불필요하다. 리뷰도 아니고 일기도 아닌 글을 주저리주저리 쓴 이유가 무엇이겠는가. 계속 뭔가 쓰고 싶어서 그렇다. 손맛이 아주 좋다. 파란 색안경을 바꿔 끼니 세상이 달라 보인다. 


그래. 청축은 너무 자극적이다. 빈수레가 요란하다는 말도 있잖은가. 시끄럽기만 하고 별로다. 적축? 써본 적은 없지만 키가 그렇게 가벼우면 무슨 치는 맛이 있겠나. 모름지기 기계식 키보드라는 거는 묵직하게 눌려야 제맛이다. 


치면칠수록 손맛이 익어가는 게 진정한 기계식 키보드라고 생각한다. 



단점 : 때가 잘탄다. 먼지가 잘 붙는다. 

보완방법 : 안 쓸 때는 기본으로 주는 투명한 커버를 위에 씌워 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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