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구석 깐돌이가 사회자본에 기여하는 가장 쉬운 방법
돈과 시간을 낭비하지 않도록 모두의 힘을 모으자
인터넷으로 물건을 살 때 상품평란을 많이 참고한다. 아무래도 광고보다 믿음이 가고 실사용자들의 의견을 알고 싶기 때문이다. 그런데 물건에 대한 진짜 정보가 궁금해서 상품평을 보면 배송이 빨라서 좋았다든가 배송이 늦어서 화났다거나 하는 내용이 꽤나 많이 보인다. 딱히 내게 유용하지는 않은 정보다. 엄밀히 말하면 배송과 같은 정보는 판매자나 배송업체에 대한 평가일 수는 있지만 상품에 대한 평가로 보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딱히 잘못된 건 없지만 그렇다고 딱히 유용하지 않은 리뷰는 두 가지 문제가 있다. 하나는 악화가 양화를 구축한다는 말처럼 쓰잘데기없는 리뷰에 밀려 유용한 리뷰가 점점 안보이는 곳으로 밀려난다. 그러다보면 유용한 리뷰의 숫자 자체가 줄어들기도 한다. 다행히 많은 업체에서 문제점을 인지하고 평가에 대한 평가제도를 두어(따봉표시, 베스트 상품평 등) 양화를 지켜내려고 애쓴다. 두번째는 앞서 말한 첫번째 문제와 맞물려 시장에 잘못된 신호를 준다. 예를 들어 최근 일주일 새 배송대란이 벌어졌고 이에 대한 분노로 특정 상품에 대한 별점 테러가 이뤄졌다고 생각한다면 귀찮아서 상품평은 잘 안읽고 별점으로만 판단하거나 별점을 기준으로 필터링하는 소비자는 해당 상품에 대한 선택기회를 놓치는 것이다. 기업입장에서도 제품에 대한 제대로 된 피드백을 받지 못한다.
게임의 경우에도 덜 유용한 리뷰가 많이 눈에 띈다. 부정적 표시와 함께 'korean plz' 또는 '한글화만 하면 갓겜' 이라는 식의 평가가 대표적이다. 한글번역판을 지원한다고 해놓고 안했다거나 그 수준이 떨어진다면 당연히 지적하는 것이 맞다. 하지만 애초에 국내에 정식발매가 이루어지지 않았거나 처음부터 한국어 번역판을 지원하지 않는다고 명시한 게임에 대한 그런 평가는 별로 유용하지 않다. 평가라기보다는 요청사항에 가깝다. 그렇다면 성격에 맞게 포럼이나 메일로 의견을 보내거나 커뮤니티에서 힘을 모아 의견을 전달하는 방식이 더 발전적이라고 생각한다.
살면서 때때로 음지에서 뜻 밖의 고마운 선발대의 자취와 마주칠 때가 있다.
'후퇴, 후퇴하라'
그런데 반드시 이것이 유용한 자취일까. 그냥 후퇴하라고 해서 후퇴했다가 내것이 될 수도 있었던 보석같은 작품(?)을 잃을지도 모른다.
'돌격, 돌격하라'
반대로 선발대가 너무 용맹하면 그 자취를 믿고 뒤따라 돌격하는 본진에게 돌이킬 수 없는 피해가 갈 수도 있다. 딱히 선발대에게 위험수당을 지급하는 것은 아니라 요구할 수는 없다. 그래도 기왕 자취를 남긴다면 더 자세한 정보가 중생들에게 더 유용한 것은 자명하다. 그렇게 신뢰라는 사회자본이 쌓인다. 그리고 중생들이 겪었을지도 모를 위험과 포기해야할 기회비용이 줄어든다.
이런 평가를 더 참고하고 싶다
결국 우리가 가진 것은 키보드 뿐
사회자본이라는 거창한 개념을 굳이 끌어들이지 않더라도 유용한 평가를 할 필요가 있다. 다툼이 있을 때 상대방에게 막무가내로 쌍욕만 박는 것은 별로 데미지가 들어가지 않는다. 약점을 하나하나 들춰내가면서 면박주고 잘잘못을 가리면서 지적하면 정말 얄밉고 열받는다. 반대로 칭찬을 할 때도 막연히 멋지다, 좋다, 최고라고 하기보다는 강점을 들어 칭찬해주면 진심이 더 잘 전달된다. 돈주고 산 게임이 그리고 그 돈을 받아먹은 제작사가 이유없이 나를 싫어하고 괴롭힌다? 그러면 나도 그에 대한 제대로 된 이유를 만들어 주는게 국룰아닐까.
당신의 분노와 깐깐함이 우리의 돈과 시간을 절약해 줍니다. 우리의 분노와 깐깐함이 당신의 돈과 시간을 절약해 줍니다.
한줄요약 : 돈과 시간을 낭비하지 않도록 모두의 힘을 모으자(스팀 게임 평가 많이 써주세요. 다 살 돈이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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